도쿄 신오쿠보역 승강장 앞, 18년 전 이곳에서 숨진 한국인 의인을 기리기 위해 일본인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고인을 추모하는 글귀 아래 가지런히 놓인 꽃.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지난 2001년 도쿄에서 공부하던 고려대생 26살 이수현 씨는 선로로 추락한 일본인 취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일본 사회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고 이수현 씨는 일본인들 사이에 의인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회가 출범했고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이른바 '레이더 갈등'에서 비롯된 한일 군사당국의 신경전이 연일 가열되는 상황.
고 이수현 씨 어머니의 마음은 누구보다 편치 않습니다.
"(한일 관계에) 좀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너무 슬프죠. 그리고 우리 아들이 바라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숙하게 치러진 한국인 의인에 대한 추모식.
냉랭한 한일관계와는 다른 분위기를 양국 국민에게 선사한 특별한 행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