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성과 없었던 대표적 노딜 회담이었던 미국과 소련의 레이캬비크 회담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냉전 체제의 붕괴를 불러온 미-소 정상들 간 담판이었는데요, 여러 가지 면에서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닮아있다는 평가입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86년 10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핵무기 축소를 위한 두 번째 담판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습니다.
미국의 공격용 무기가 아닌 미사일요격시스템의 폐기 여부에 이견을 보이며 빈손으로 돌아선 겁니다.
두 정상은 실무협의를 거쳐 이견을 좁힌 뒤 이듬해 다시 만나 핵탄두 장착용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합니다.
모두 2천여 기의 미사일이 폐기됐고, 이를 계기로 냉전체제도 붕괴됐습니다.
정상 간 대표적 톱다운 방식이자 노딜 회담으로 꼽히는 레이캬비크 회담이 결국, 이견을 좁히는 기틀이 된 셈입니다.
두 정상이 큰 틀의 합의를 거친 뒤 가진 두 번째 회담이라는 점에서,
또 이례적으로 실패한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레이캬비크 회담은 크게 닮았습니다.
비핵화와 제재완화 대상 등 특정 사안에 이견을 보였지만, 이를 통해 서로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점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은 장외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 미국 국무장관 : 두 정상이 만나 지난 36시간 동안 많은 진전을 이뤘습니다. 앞으로 보다 진전을 이뤄내서 전 세계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정상 간 담판인 '톱다운' 방식의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실무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무산된 하노이 선언이 제 2의 레이캬비크 회담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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