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됐다가 석방을 앞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의 검찰 진술 조서를 채널A가 입수했습니다.
북한 공작원들의 접촉부터 김정남 암살까지 모든 과정이 상세하게 담겨있는데요.
흐엉이 김정남에게 '미안하다' 말을 했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먼저, 백승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승우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암살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입니다.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은 바로 이곳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김정남 눈과 얼굴에 발랐는데요.
바로 옆 카페에선 북한 공작원들이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흐엉의 말레이시아 검찰 진술조서에는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묻힐 당시의 상황이 상세하게 담겨있습니다.
흐엉은 "북한 공작원 '미스터 Y'가 평소와 달리 노란색 기름을 손에 묻혀줬다"며 "손을 쥐고 있다가 김정남 얼굴에 묻히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김정남 얼굴에 손을 대자 김정남이 돌아봤고, 손을 떼자마자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흐엉은 "곧바로 김정남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흐엉이 공항 2층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씻은 이유를 추궁했습니다.
흐엉은 "손이 끈적끈적하고 냄새가 나 씼으러 갔다"며 "비누로 몇 분 동안 씼었지만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기억했습니다.
당시 손이 화끈거리지 않았고 어지럽거나 구토하고 싶은 느낌도 없어 독극물인지 몰랐다는 주장입니다.
호텔로 돌아간 흐엉은 추가 촬영 일정을 논의하려고 미스터 Y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결국 이틀 뒤 촬영이 예정돼 있던 공항에 갔다가 말레이시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윤재영(말레이시아)
영상편집 : 조성빈
그래픽 : 윤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