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속초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은 꺼졌지만, 집을 잃은 이재민만 수백 명에 달합니다.
불길을 피해 정신없이 집을 빠져나온 지 벌써 나흘째입니다.
주민들이 머무는 임시대피소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허성준 기자!
이재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기자]
이곳 대피소 안에는 추위를 막기 위해 한 평 남짓한 텐트가 설치돼 있습니다.
큰 곳에는 4명, 작은 데는 2명씩 들어가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대피소 생활 중 가장 힘든 것이 추위와 싸우는 거라고 말합니다.
텐트 안에서 구호품으로 지급된 담요를 몸에 두르고 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추위도 추위지만, 마땅히 씻을 곳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130여 명이 화장실 세면대 2곳에서 몸을 씻고, 빨래까지 하는 형편입니다.
오늘부터 이동 목욕차와 세탁기가 일부 지원되면서 여건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대피소는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등지에 모두 20곳이 설치됐습니다.
고성에서만 3백 명 넘는 이재민들이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이 사라진 막막한 상황이지만, 서로를 위로하며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조금 전 이곳 대피소에 의료봉사단이 도착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봉사단은 진료과별로 검사기기와 약을 챙기며 진료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재민들 가운데 어르신들이 많은 데다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며칠째 생활하다 보니 이곳저곳 아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휴일이어서 병원 찾기가 마땅치 않았던 만큼 의료봉사단을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종교단체와 기업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도 수십 명입니다,
상심한 이재민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식사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이재민들을 위한 식료품과 구호물자도 계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건 역시 주거지입니다.
앞서 산불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게 됐는데요,
정부는 우선 이재민들이 임시대피소에 장기간 머무르지 않도록 공공 연수시설을 임시거처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원하는 주거유형을 조사해 조립형 주택이나 LH가 보유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지원할 방...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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