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의 시한을 올 연말로 못 박았습니다.
내년부터는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뜻인데, 그 밑그림은 이미 그려졌다는 분석입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대화 시한을 올해 말로 못 박았습니다.
내년부터 미국이 대선체제에 돌입하면 사실상 협상 진척이 어려워지고,
내후년 '경제 개발 5개년 전략' 결산에 대비해 성과를 마련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北 조선중앙TV (지난 13일) :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바꿔말하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틀을 벗어난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밑그림은 이미 그려져 있습니다.
북한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자리에 연로한 김영남 대신 2인자인 최룡해를 앉히고,
외교 수장 리용호와 차장인 최선희를 국무위원회에 나란히 포진시켰습니다.
[김동엽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의 국무위원회가 우리나라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상응하는 조직으로 본다면, 특이하게 외교 분야만 리용호 외무상하고 제1부상인 최선희, 장-차관이 다 들어갔거든요.]
제재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중국·러시아·유엔 등 외교 채널 다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권 / 국립외교원 교수 :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미국의 우위가 나타나면서 중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지와 원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내부적으론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제재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되돌아가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핵무기를 포기하지도 않은 채,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할 전망입니다.
YTN 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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