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어서오세요. 첫 번째 주제 소개해주시죠.
'분조장'입니다. 요즘 국정감사가 한창인데, 국감장이 아니라 분조장이다, 이런 말이 나옵니다. 분조장은 분노조절장애입니다.
Q. 어제는 욕설까지 나왔는데, 이게 뭐 처음 일은 아니잖아요?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윤리위에 제소한 여상규 위원장의 분노조절장애는 습관성이라고 할 만큼 빈번했습니다.
여상규 / 국회 법사위원장 (지난해 9월)
"됐습니다. (의사진행발언) 안 받겠습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9월)
"위원장님!"
여상규 / 국회 법사위원장 (지난해 9월)
"내가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9월)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
여상규 / 국회 법사위원장 (지난해 9월)
"왜 안돼요!? 이런! 쯧! 지금 이 회의 진행권은 위원장이 가지고 있어! 어디 큰소리야!"
박지원 /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지난해 9월)
"아무리 사법부라 하더라도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여상규 / 국회 법사위원장 (지난해 9월)
"뭐가 잘못됐어요!"
박지원 /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지난해 9월)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무슨 판사야 당신이?"
여상규 / 국회 법사위원장 (지난해 9월)
"이런? 당신이? 뭐 하는 거야, 지금! 당신이라니!"
박지원 /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지난해 9월)
"당신이지, 그럼 우리 형님이야?"
Q. 참.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걸 알텐데요. 정말 갑자기 '버럭' 하네요.
보는 사람이 당혹스러울 정도인데요, 어제 여상규 위원장의 욕설도 문제지만 발언 내용도 심각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사건을 두고 "정치의 문제다. 검찰이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니다"라면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는 듯한 발언은 한 건데요, 이렇게 되면 또 다른 내로남불이겠죠.
그러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런 필살기를 선보였습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늘)
"여상규 의원에게 고스란히 반사해서 돌려주겠습니다."
Q.그런데 문제가 되는 의원이 여상규 위원장만은 아니죠?
맞습니다. 오늘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선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조국 장관을 조국 전 민정수석이라고 부른 것을 두고 이런 막말이 오갔습니다.
소병훈 /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말 그런 덜떨어진 옛날 정치 안 했으면 좋겠어요."
조원진 / 우리공화당 의원
"야! 너 뭐라고 얘기했어?"
소병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상임위에서 말이야. (여상규 위원장이) X신이라고나 하고."
Q. 막말 의원으로 매번 비판받으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 대체 뭘까요?
여상규 위원장은 자신이 흥분해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런 진단까지 나왔습니다.
신지영 /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놀라운 건 그 말을 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거든요. 그만큼 어떻게 보면 일상적으로 하셨을 수도 있다."
늘 해오던 말이 무의식중에 튀어나왔다는 겁니다. 이번 욕설 파문은 외신에까지 보도됐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싸움의 품격"입니다.
Q. 두 번째 주제 넘어갈까요? 좀 즐거운 소식인가요?
'마음의 소리'입니다. 어제 법사위 국감장에선 뜻밖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도읍 / 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내로남불도 유분수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내가 조국이야? 내가?"
Q. 국감장에서 웃음 터지는 모습, 오랜만이네요?
그렇죠. 딱 한 사람, 김종민 의원만 웃지 않던데요, 야당에서 내로남불을 지적하는데, 김 의원이 "내가 조국이야?" 이렇게 말한 걸로 봐서는 김 의원 무의식에 조국 장관은 위선적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정치권에선 종종 뜻하지 않게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박지원 / 당시 국민의당 대표 (2017년 4월)
"문재인이 되어야 광주의 가치와 호남의 몫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안철수 안철수!) 안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가 일부러 한 번 실수해 봤습니다."
김무성 / 전 새누리당 대표 (2016년 4월)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서 안철수를 선택해주기를 여러분의 애국심..아니 다시 하겠습니다. 웃기려고 일부러 그랬습니다."
Q. 김무성 의원은 안철수 후보가 아니라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하려고 했던 거죠?
네 맞습니다. 당시 안철수 후보와 경쟁을 했는데, 김무성 전 대표가 헷갈린 거죠.
하지만 공교롭게도 박지원 의원은 현재 누구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 이준석 후보는 현재 안철수 전 대표가 있는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니 '마음의 소리'대로 움직인 건지도 모르겠네요.
네, 정치인들이 말 한 마디의 무게를 느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