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초대형 액션영화는 차이니즈 조디악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액션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성룡이 7년 만에 직접 주연하고 연출한 '차이니즈 조디악' 개봉을 앞두고 18일 한국을 찾았다.
차이니스 조디악은 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12지신 청동상을 찾아 떠나는 액션 어드벤처. 과거 홍콩에서 활동하던 전성기 시절의 성룡식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성룡은 이번 영화에서 원맨쇼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위험천만한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해내 노장의 저력을 과시한다.
특히 금속 바퀴가 달린 롤러 수트를 입고 펼치는 도입부의 '버기 롤링' 액션과 후반부의 바누아투 야수라 활화산에서 펼친 공중낙하 액션신은 그 열정 자체만으로 존경심을 자아낸다.
성룡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간 제가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자 사람들이 늙어서 액션을 안한다고 얘기했더라. 그런 소문이 돌 때마다 속으로 '기다려라, 조만간 차이니즈 조디악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영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밝혔다.
또한 그는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저의 마지막 액션영화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 정도로 초대형 액션은 마지막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룡은 영화의 마지막에 NG장면을 삽입하기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NG장면과 함께 육성으로 액션신을 찍을 때마다 '마지막이 아닐지 두려움을 느낀다' '나는 나 재키 찬이 자랑스럽다' '팬들께 감사한다'고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한다.
성룡은 "활화산 입구에서 촬영할 때 갑자기 굉음과 함께 마그마, 화산재가 사방에 흩날렸는데 순간 내가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액션신은 앞으로도 찍을 수 있을 때까지 찍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저를 액션배우로만 봐주지 말아 달라. 제 희망은 액션영화도 잘 찍는 배우이고 싶다"며 배우로서 인정받기를 희망했다.
성룡은 이번 영화에서 직접 제작 감독 주연하는 등 총 15개 역할을 도맡았다. 원래는 이렇게 많은 역할을 담당할 생각은 아니었으나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작비가 치솟으면서 전면에 나설수 밖에 없었다. 6년간의 준비기간이 걸린 주된 이유다.
성룡은 "2004년부터 시나리오를 썼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영화를 찍으려면 최소 1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그래서 제 돈을 투자하게 됐다. 실질적인 촬영은 1년반 가량 이뤄졌다. 5개국 8개 지역을 돌았다"고 설명했다.
차이니즈 조디악은 국제적 유물 약탈 문제를 소재로 그렸다. 극중 성룡은 처음에는 자신의 영리만 쫒는 보물사냥꾼으로 나오나 중국의 문화재를 고국 품에 안기려 고군분투하는 대학생 코코를 만나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성룡은 "우연히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공감을 하면서 영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일본이 한국에 고서를 반환하는 장면도 넣었다. 액션 등 재밌게 각색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라며 영화의 액션뿐만 아니라 메시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한류스타 권상우 캐스팅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에 왔을 때 서로 만나 얘기를 나눴고 이후 권상우가 북경에 왔을 때 또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영화얘기를 했더니 흔쾌히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권상우와 작업하면서 유일한 장애는 언어였다. 한국어로 연기하라고 했는데도 영어와 중국어로 연기했다. 월드스타로서 대성할 가능성이 큰 배우다. 남자인 제가 봐도 멋진 몸과 열정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촬영 중 에피소드로 "발목 부상을 당해 스턴트맨을 섭외해뒀는데 사양하고 권상우가 직접 연기했다. 나중에 촬영 끝내고 구석에 가서 발목을 잡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현장에서 권상우를 오빠라고 불렀다"면서 유쾌하게 작업했음을 내비쳤다.
차이니즈 조디악에는 마지막 성룡의 진짜 부인이 살짝 카메오 출연한다. 극중 성룡의 아내 역할이다. 성룡은 "1년간 부탁해서 아내를 특별출연시켰다"며 "처음에는 장즈이 등 유명배우를 기용하려하다가 실제 아내로 바꿨다"고 비화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