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위대 美대사관서 이틀만에 철수…美-이란 격화
[앵커]
바그다드 시내의 그린존, 이른바 안전지대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둘러싸고 공격하며 장기전 태세였던 이라크 반미시위대가 이틀 만에 철수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보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은 더 높아졌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이라크 반미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 설치한 텐트들을 해체한 뒤 트럭으로 옮깁니다.
이들은 바로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그 지지자들.
텐트 50동을 치며 장기농성을 예고했지만, 민병대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미 대사관으로 몰려간 지 이틀 만에 철수한 겁니다.
"의도한 목적을 달성해서 미국 대사관에서 의기양양하게 철수했습니다.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결렬한 시위는 미군이 최근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기지들을 폭격해 2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시위대는 대사관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고 일부는 출입문을 부숴 안쪽으로 난입하며 미군 철수와 대사관 폐쇄를 요구했습니다.
40년 전 무려 15개월을 끌었던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 사건이 재현될까 노심초사하며 대응 병력을 급파했던 미국은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끝나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사건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며 "경고가 아니라 협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는 "트럼프 당신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조롱으로 맞받았습니다.
제2의 테헤란 사태는 피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중동 지역의 뇌관인 이란문제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급한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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