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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절반이 극단 선택 고민" / YTN

YTN news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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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정신 건강 상태 심각"
기업에 배·보상받은 피해자는 8.2% 그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절반 가까이가 노출 후유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피해자 대다수는 정부가 인정하는 '폐 질환'뿐 아니라 안과·피부·심혈관계 질환 등 복합적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이 육체적 피해 못지않게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 절반 가까이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10명 중 1명은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서영철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약도 털어먹어 봤습니다. 3일 만에 살아 났습니다. 수면제가 아니라 신경 안정제라고 합디다. 다행히 조금 더 살라는 말로 듣고 열심히 살아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체적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울분 등으로 우울과 불안장애를 안고 있는 피해자도 70%나 됐고,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도 그에 못지않았습니다.

[김동현 / 한국 역학회 회장 : 우울, 의욕 저하가 72%가 있고요. 불안·긴장도 있고 집중력 기억력 저하, 불면 분노, 죄책감 등 여러 가지….]

신체 피해도 정부가 인정하는 '폐 질환'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습니다.

10명 중 7명이 비염 같은 코 질환을 앓았고 절반 이상이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을 진단받았습니다.

결막염 같은 안과 질환, 위염·궤양 등을 앓고 있다는 응답자도 절반 가까이였습니다.

[임종한 /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폐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장기 쪽에 피해라는 것들이 나이가 들면서 아니면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질환을 촉발합니다.]

그러나 소송의 중요 근거가 되는 정부의 공식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한 탓에 기업에서 배상받은 피해자는 10%가 채 안 됐습니다.

정부가 인정하는 피해 질환 범위를 확대하고 기업의 증명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지만, 아직 통과를 못 했습니다.

조사위는 20대 국회가, 마지막이 될 이번 임시국회 때 가습기 피해자들을 외면하지 말고 법 통과에 힘써달라고 호소했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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