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위기는 기회'…리더십 시험대 오른 대선 잠룡들

연합뉴스TV 202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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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위기는 기회'…리더십 시험대 오른 대선 잠룡들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 속에 차기 대권 잠룡들의 위기 대응능력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서로 다른 리더십을 선보이며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면서 정치권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확산세 속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리더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상황입니다.

특히 대선 잠룡들에게는 이번 사태 대응에 대한 평가가 대권가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리더십 경쟁이 치열합니다.

위기를 기회 삼아 크게 도약한 인물은 이재명 경기지사입니다.

앞서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정치 생명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코로나 국면에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 지사는 중국을 방문했던 공무원을 격리 조치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난 달(2월) 신천지 과천 본부에 대한 강제 역학조사를 벌였습니다.

"경기도에 연고를 가진 신도들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현장에서 하게 됐습니다."

이 지사는 "지금은 전쟁 상황"이라며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한 끝에 신천지 신도 명단을 확보했고, 도내 신천지 시설을 강제 봉쇄하는 등 긴급행정명령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정부와의 엇박자나 과도한 선제조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사이다 방역'이라는 시민들의 호평 속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주자 선호도 3위를 차지했습니다.

앞서 "계곡은 국민의 것"이라면서 유원지 불법시설을 강제 철거하기도 했던 이 지사의 '실행력'이 또 한 번 강점으로 부각된 겁니다.

이에 질세라, 박원순 서울시장도 코로나 사태 대응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에 대처했던 경험을 토대로 전문성을 발휘하는 모습입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 당시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며 자체적인 대처를 공언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번에도 당초 위기경보 격상이 이르다고 판단했던 보건당국과 달리,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에 코로나 '심각' 단계 격상을 먼저 건의했습니다.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중앙 정부의 현재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서울시와 민간 의료기관이 총력을 다 할 것을 실무적으로 건의했습니다."

코로나19가 결국 지역사회로 퍼지면서 박 시장은 광화문 광장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서울역과 청와대 앞 등 도심 집회금지 지역을 확대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대권가도 1, 2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선대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자체장들의 광폭 행보와 달리 비교적 차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확산세와 더불어 각 당 지도부로서의 역할론에 방점이 찍히며 점차 보폭을 넓혀가는 모양새입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초기, 유튜브 채널과 SNS를 통한 메시지로 공중전에 집중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당의 코로나 대응을 체계화하겠다면서, 사태 수습의 책임자를 자처했습니다.

"코로나19가 완화될 때까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를 열고 매주 수요일에는 당정청 협의를 갖겠습니다."

아울러 거듭 국민 앞에 겸손할 것을 강조하면서 대권주자로서 '할 말은 하는' 소신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여권에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홍익표·박광온 의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잇단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이 전 총리는 "당이든 누구든 말 조심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연일 현장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역구인 종로에서 유세 대신 방역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대구를 찾아 텃밭 민심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제 마음도 찢어지는 듯하고 정말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모든 노력을 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집행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사태 해결을 직접 주도하기는 힘든 야당의 한계상,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형 리더'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한편으로는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 등을 촉구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꾸준히 대립각도 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를 정쟁의 소재로 삼는다는 역풍이 불 수 있는 만큼, 기존의 강경 일변도식 투쟁과 달리 초당적 협력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가적 위기 앞에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빛을 발하기도, 반대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국민의 마음이 지쳐있는 지금, 정치적 계산이나 실리만 앞세운다면 대권의 꿈에선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 한 명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헌신의 리더십만이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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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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