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이제는 대선…보폭 넓히는 잠룡들, 그 뒤 '킹메이커'

연합뉴스TV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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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이제는 대선…보폭 넓히는 잠룡들, 그 뒤 '킹메이커'

[앵커]

4·7 재보궐 선거가 야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이제 관심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으로 쏠리고 있는데요.

남은 기간 여야의 대선 구도는 어떻게 전개될지, 이승국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전망해봤습니다.

[기자]

'41 대 0'.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입니다.

서울 자치구 25곳, 그리고 부산 16곳의 구와 군 모두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했는데요.

3년 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박원순 후보와 오거돈 후보가 서울과 부산의 모든 곳에서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뒤바뀐 결과가 나온 겁니다.

재보선 패배 뒤 임시 비대위 체제에 들어간 여당과 선거에 승리한 야당 모두 이번 선거로 나타난 민심에 몸을 한껏 낮춘 모양새입니다.

"더 꾸짖어 주십시오.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습니다.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 속히 빠져나오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잘해서, 국민의힘이 이뻐서 지지한 것이 아니다,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로 쏠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의회와 지방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2016년 총선 이후 전국단위 선거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국민의힘.

내년 대선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먼저 차기 대선까지 각 당의 시간표를 살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헌에 나와 있는대로 대선 6개월 전인 오는 9월 초까지 대선 주자 선출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재보선 패배 뒤 당 일각에서 대선 경선 연기론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민주당보다 조금 더 늦게 확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헌에 선거일 넉 달 전까지, 그러니까 오는 11월 초까지 후보를 뽑도록 돼 있는데요.

당 핵심 관계자는 8월 중순쯤부터는 대선 경선 모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에는 4·7 재보선 결과와 맞물린 여야 대선 주자들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여권 주자들은 '정권 심판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죠.

반면 야권 잠룡들은 1년 전 총선 때와는 확 달라진 민심을 확인한 만큼, 자신감을 갖고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민심이 언제든지 준엄한 심판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된 터라,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권 주자로는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꼽힙니다.

당 대표 시절 당헌을 바꿔 후보를 공천했고,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총지휘했지만,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패배했습니다.

현직 경기지사로서 선거전 전면에 나설 수 없었던 이재명 지사는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롭습니다.

여권 주류인 친문 세력과 거리는 있지만, 광역단체장으로서 특유의 실행력을 평가받고 있는 이 지사가 당분간 여권 내 지지율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앞으로 친문계와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설정해 나가느냐가 여당 대선 경선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문계에서 미는 제3 후보 등장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 패배로 어느 정도 힘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우선 거론되는 제3 후보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꼽힙니다.

당정의 요직을 거쳐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총리는 이달 중순께 사의를 표명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밖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광재·박용진 의원 등이 거론됩니다.

야권 잠룡 중 국민의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승리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 중인 홍준표 의원도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 부각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야권 대선 구도의 최대 변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입니다.

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제3 지대'에서 세력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재보선 승리로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쥔 국민의힘이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면서 당내 경선 시작 전인 7월쯤 입당할 것이란 관측도 대두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 전망에서 관심이 가는 또 하나의 지점은 이른바 '킹메이커'의 역할입니다.

여권에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리고 야권에선 이번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는데요.

지난해 총선 압승을 이끌었던 이해찬 전 대표는 재보선 선거운동 기간 막판 라디오와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습니다.

"(재보선에 패배하더라도) 대선이 뭐 어려워지는 건 아니고요. 훨씬 더 순탄하게 갈 수 있는 걸 약간 장애물이 생긴다고 보면 되겠죠. 더군다나 저쪽 당의 후보, 자체 후보는 없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비포장도로로 간다고 보면 되는 거죠."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립박수 속 명예 퇴진한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정권 교체를 위한 당부를 마지막까지 잊지 않았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한 번 만나보고 도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해 대선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여야는 재보선이 끝난 뒤 한목소리로 민심의 무서움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무서움을 느꼈는지, 아니면 이번에도 말뿐일지, 국민들의 평가는 11개월 뒤 대통령 선거 결과로 확인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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