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도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들인데, 자기 나라로 돌아갈 길도 막혔습니다.
공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네팔에서 온 39살 이주근로자 A 씨는 출근하기 전 곳곳에 있는 약국을 돌아다닙니다.
2주일 넘게 쓰고 있는 마스크를 대체할 제품을 찾는 겁니다.
[약국 관계자]
"(건강보험 없어도 살 수 있어요?) (마스크) 못 사요."
4년 넘게 한국에서 일한 A 씨는 최근 비자가 만료돼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겁니다.
네팔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네팔 정부가 한국에 있는 자국민까지 귀국을 막았습니다.
고국에 있는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 하던 일을 당장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A 씨 / 네팔 이주 근로자]
"다른 친구한테서 (마스크) 받았어요. 빨래하고 쓰고 있어요. 무서워서 네팔에 가고 싶지만…"
카자흐스탄 이주 근로자 B 씨는 입국한지 꼭 반년이 되는 지난주까지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6개월 동안 건강보험 적용을 못받아 공적마스크를 사지 못했고 편의점에서 겨우 구매한 마스크로 2주를 버티기도 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이주 근로자 지인]
"마스크 사고 싶어도 못 샀어요. 애들 (마스크) 것만 주세요. 부탁했어요. (약국이) '안 돼요.' 이야기했어요."
대학 측 안내에 따라 건강보험 대신 실손보험에 가입했던 외국인 유학생.
한국인 친구가 구해준 마스크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모로코인 유학생]
"마스크가 내 눈앞에 있는데 못 사는 거예요. (약국에서) 보험증 가져오라는 거예요. 보험증 가입이 안 됐는데 어떻게 가져오라는…"
마스크가 부족한 한국 내 상황도 잘 알고 있는 외국인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이 마스크 재활용으로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철 이락균
영상편집 : 이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