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이가 있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가장 클 수 밖에 없다보니, 이태원에 다녀온 확진자에 대한 학부모들의 원성도 높습니다.
확진자가 사는 아파트에 학부모 일동이 비난 대자보를 붙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우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출입문에 붙었던 대자보입니다.
'학부모 일동'이라고 밝힌 대자보 작성자는 "학생들이 밖에 못 나가고 온라인 수업하는데 이태원가서 춤추고 확진돼 좋겠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뜯지 말라'는 내용도 있지만 게시되고 얼마 지난 뒤 사라졌습니다.
이곳은 지난 5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20대 확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알려졌습니다.
시민들은 방역에 대한 일부 청년들의 안일한 인식으로 어린 학생들의 개학이 늦춰졌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최병길 / 서울 종로구]
"속상해요 왜냐면 애들을 빨리 학교에 보내야 하고 정상적 사회 생활 해야하는데…"
[유미영 / 서울 강남구]
"이기적인 게 아닌가. 이게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좀 되게 화가 났어요."
실제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은 가족 단위 2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 부평구 확진자의 누나가 지난 8일 확정 판정을 받았고, 클럽을 다녀온 손자와 함께 식사한 서울 구로구의 80대 할머니도 감염됐습니다.
경기 부천시와 성남시, 서울 강북구 가정에서는 20대 아들에게 감염된 50대 엄마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확진자에 대한 지나친 비난이 자진 신고를 꺼리는 현상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시민도 있습니다.
[A씨]
"저도 놀이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여론을 몰아가는 건 어떻게 보면 나쁘게 말하면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식으로"
오늘 오전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클럽에는 "자책하지 말라"며 격려하는 손편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윤재영 김용균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