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치솟는 집값과 화난 부동산 민심을 잡으려고 다양한 정책과 수도 이전 문제까지 꺼냈지만,
시장은 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를꺼라는 전망에, 영혼까지 끌어서 집을 사는 30대가 늘고 있습니다.
조현선 기자가 사연들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집값, 거기에 전셋값까지.
이렇다 보니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무리하게 빚을 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내집 마련을 하겠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집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5년간의 전세살이 끝에 7월 초 가양동에 있는 한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로는 집값을 충당할 수 없어 높은 이율에도 신용 대출을 받았습니다.
[30대 직장인]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액수가 최대한 되는 대구까지 기차 타고 신용대출을 받았습니다. '영끌'이에요 정말."
한편으론 무리한 대출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 마음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30대 직장인]
"내 집을 가져서 기쁘지만 내가 열심히 벌어서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사교육도 줄이고 장보기도 주저하고 그렇게 되네요."
실제로 30대의 주택담보대출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2018년 6월부터 2년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288조 원이 넘는데요.
이 가운데 30대가 받은 대출액이 36%, 그러니까 102조 7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덩달아 신규 전세자금도 전체 71조 2천억 원 중 30대가 30조 원 넘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어떻게서든 서울 내 집을 사야겠다는 이들의 의지로
노원, 강북, 관악 등 서울 외곽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3개월 30%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부채가 경제 선순환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양소정 / R&C 소장]
"대출의 위험도를 가지고 내집 마련은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국가적으론 소비감소라든가 국가 경제적 위기까지도 올 수 있죠."
정부의 강한 규제 때문에 오히려 젊은 층은 내집 마련에 대한 조바심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조현선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정기섭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