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항구서 대형 폭발로 초토화…수천명 사상
[앵커]
높은 실업률과 난민 유입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인 레바논에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대형 폭발이 일어나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레바논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사태 수습과 원인 파악에 나섰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굉음과 함께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폭발음이 들린 뒤 주변을 집어삼킵니다.
지중해 연안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건물과 차량들이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 부서졌고, 갑작스런 상황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섬광이 번쩍였고, 저는 어떤 것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어 차와 건물 유리들이 줄줄이 깨졌습니다."
현지 언론은 폭발음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까지 들릴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레바논의 구호단체는 이번 폭발로 수천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수습에 나서는 한편, 4일을 애도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이번 일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며 책임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피해자들을 위한 약속입니다."
유엔도 성명을 발표해 위로를 표했고, 중동 이웃 국가들은 긴급 구호에 나섰습니다.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수년간 안전조치 없이 항구 내 창고에 방치됐던 3천 톤 가까운 질산암모늄에서 폭발이 비롯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쉽게 폭발하는 성질이 있어 무기 제조의 원료로도 쓰입니다.
전 총리 암살 사건의 재판 시점이 맞물리며 무장정파 헤즈볼라 또는 레바논과 군사적 긴장관계인 이스라엘의 연관 가능성도 주목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측은 공격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종의 폭탄에 의해 발생한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번 폭발이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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