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복구도 못했는데"…수재민 전전긍긍
[앵커]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예고된 가운데, 이미 한 차례 피해를 입은 지역의 주민들은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복구는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하는데요.
박수주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시의 한 마을.
오전부터 다시 굵어진 빗줄기에 하천의 물살이 빨라집니다.
일주일 전, 평소 2m에도 못 미치던 하천 수위가 대홍수경보 발령 수준인 7.6m에 육박하며 이 마을엔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침수 피해를 입었던 집입니다.
들어서자마자 습하고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요.
선풍기를 한 대 틀어놨지만, 일주일이 되도록 젖은 집기를 말리는 데는 역부족입니다.
장롱에는 곰팡이가 가득 피었고, 바닥은 물론 옷가지와 이불조차도 축축합니다.
"어떻게 살라는지 기가 막혀서 말도 못 해요. 이런 일은 처음 겪어봐. 20년, 30년 만에 처음 겪어봐요."
복구는커녕 가재도구가 마를 겨를도 없이 퍼붓는 비에 주민들은 그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다 썩어요. 옷이고 뭐고 신발 다 썩어요. 내놓을 수가 없어요. 내놓으면 또 비 오고 또 비 오고… 손 쓸 수가 없어요, 지금."
일주일째 차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이 주민은 밤 사이 생필품을 실어놓고 혹시 모를 대피를 준비했습니다.
다른 주민들은 올해 쌀농사가 막막합니다.
"제일 걱정되는 게 벼죠 벼. 한 달 동안 해를 못 보는 거 같아요. 지금 벼가 꽃 피는 시기인데 많은 피해를 볼 거 같아요."
주민들은 더 이상의 피해 없이 비 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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