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폭우에 코로나·태풍까지…“눈물밖에 안 나”

채널A News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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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태풍이 폭우 피해가 심했던 남부지방을 지나서 걱정이라고 전해드렸습니다.

지금 한창 지난 폭우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대피소도 폐쇄되고, 자원봉사자 발길도 끊겨서 사정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김철웅 기자의 현장 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폭우 피해가 가장 심각한 전남 구례군의 한 마을입니다. 이 빈 땅이 집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는데요. 물에 반쯤 잠겨서, 복구를 위해 밀어버린 겁니다. 지금도 작업 중이고요. 한때 집을 이뤘던 건축 자재들이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사흘 간 500mm가 넘는 폭우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전남 구례군 양정 마을.

비닐하우스는 철골만 앙상하고 주민들이 기르던 소는 절반인 5백50여 마리가 떠내려가 빈 축사만 남았습니다.

[안재민 /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모르겠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눈물밖에 안 나. 소 한 마리라도 살리려고 쫓아다니고 그랬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눈물 나고 목이 메어서…”

대피소에 머물던 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난주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돌아갈 집이 사라져서 소 여물이 나뒹구는 축사 안에 텐트를 치거나 창고에 돗자리를 깔고 생활하기도 합니다.

[정정성 /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학교(대피소)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못 자서 여기서 잤어. 맨바닥에.”(여기서 주무셨다고요?) "저거 하나 깔아놓고 잤다니까.”

폭우 뒤 찾아온 폭염.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벌레까지 들끓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여기 파리, 모기도 많고.)
"파리가 얼마나 많은지. 천장에 새카매. 우수수 떨어지고. 모기 때문에 잠 한숨 못 잤어. 텐트 치면 좋은데 좁아서 못 치겠더라고.

수재민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복구 작업에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폭우가 내린 지 2주가 지났는데 복구 상황은 보시는 대로입니다. 모든 생필품이 밖으로 나와 있는데 진흙이 묻은 채로 씻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원봉사자의 발길도 뚝 끊겼습니다.

일반 시민과 군, 경찰까지 하루 평균 1000명이던 봉사 인원은 100명 남짓으로 줄었습니다.

[전용주 / 양정마을 이장]
"주민들께서는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시길 바랍니다.” "대민지원 많이 받고 있지 않습니까. 다른 지역 사람들 많이 와서 걱정이 되죠.”

100가구 넘게 물에 잠긴 곡성군 오지리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이곳은 확진자까지 발생해 대피소 10곳이 모두 폐쇄됐습니다.

주민들은 습기가 채 빠지지 않은 눅눅한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집이 안 마르니까. 여기가 부엌이었어요. 여기가 방, 마루. 여기까지 물이 찼어요.”

장판과 벽지를 다 뜯어낸 채 지내는 것도 어느새 익숙해졌습니다.

[김옥순 / 전남 곡성군 오지리]
(지내시기 어떠세요?)
"그냥 밥해 먹고 있죠. 그래도 추울 때가 아니니까. 이제 괜찮아. 길이 들었어 이제.”

복구가 까마득한데 강력한 태풍 소식까지 들려왔습니다.

[허영자 /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오면 그냥 맞지 뭐. 포장(텐트) 쳐놓은거 날아갈까봐. 하필 또 태풍이 오네."

삶의 터전은 물론 생계 수단까지 망가졌지만 정부 재난지원금은 침수는 90만 원, 집이 무너져도 최대 1천3백 만 원에 불과합니다.

"살림집이 한순간에 폐허가 돼버렸습니다. 수재민들은 이곳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잡혀야 자원봉사자 손길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

PD : 김종윤 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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