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권 발급 홍콩인 8배 폭증…엑소더스 현실화?
[앵커]
작년과 올해 영국 여권을 새로 발급받거나 갱신한 홍콩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규모 시위와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염증을 느낀 홍콩인들이 영국 이민을 준비 중이거나 염두에 두고 있는 건데요.
이봉석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기자]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지만, 지금은 중국에 속해있는 홍콩인을 위해 만들어진 독특한 여권이 있습니다.
바로 영국 해외 시민으로 분류돼 영국 정부에 BNO 여권 신청이 가능한 겁니다.
영국에 무비자로 6개월 머물 순 있지만, 홍콩 여권에 비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수에서 밀려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이 여권이 새삼 주목받게 된 계기는 작년 홍콩을 뒤덮은 반정부 시위.
작년, 이 여권을 새로 신청했거나 갱신한 홍콩 시민이 재작년에 비해 각각 8배가량 늘어났습니다.
여차하면 영국으로 뜨겠다는 홍콩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올해 상반기 여권 갱신 신청도 3만2천 건을 넘었는데, 대규모 신청이 이미 접수돼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영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시행 직후인 지난 7월 BNO 여권 소지자 또는 과거 보유자에 대해 내년부터 사실상 이민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이민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 여권을 정세 급변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용으로 여기는 홍콩인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는 영국해외시민(BNO)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며, 추가 세부사항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기엔 하원의 국제 파트너들과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포함될 겁니다."
한 이민상담업체 대표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영국 이민 문의가 20~30배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런던 부동산업계에 올해 홍콩인들의 문의가 약 80% 늘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초 기준 BNO 여권 소지자와 과거 보유자는 홍콩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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