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매매 혐의 기소된 피고인 재판에 불출석
2심도 실형…檢, 판결 확정되자 피고인 찾아 구속
뒤늦게 상고권 회복 청구…대법 판단 받아


피고인이 재판이 열리는지도 모르는 채로 법원이 판결을 선고했다면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원이 보낸 소환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자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한 건데 대법원은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61살 서 모 씨가 재판에 넘겨진 건 지난 2018년 6월입니다.

2016년 세 차례에 걸쳐 이른바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트암페타민 295만 원어치를 판매한 혐의입니다.

하지만 서 씨는 1년 넘도록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서 씨가 도주해 소재를 알 수 없다고 판단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 진술을 듣지 않고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고, 2심 역시 서 씨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실형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상고 제기가 없어 판결이 확정되자 검찰은 지난 5월 서 씨의 소재를 찾아내 구속했습니다.

그런데 서 씨는 그제야 자신의 재판이 열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서 공소장부본과 피고인 소환장 등을 전혀 받지 못한 겁니다.

서 씨는 뒤늦게 변호인을 통해 상고권 회복을 청구하고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서 씨의 혐의에 대한 판단 없이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재판은 재심 청구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서 씨가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심을 청구하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재판이 열린 줄도 몰랐던 피고인은 구속된 상태로 다시 열릴 2심 재판에서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받게 됩니다.

YTN 조성호[[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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