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춘재가 수원지법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연쇄 살인을 자백한 이춘재가 일반인 앞에 공개된 건 지난 1986년 첫 사건 발생 이후 34년 만입니다.
희끗희끗한 머리와 눈가에 주름 잡힌 이춘재의 모습은 세월을 실감케 했습니다.
자신이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의 진범이라고 거듭 밝힌 이춘재는 1988년 13살 여자아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8차 사건'의 범행도 인정했습니다.
또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화성 9살 초등학생 실종 사건 역시 자신의 범행이라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시종 담담하게 진술을 이어간 이춘재는 자신의 자백으로 피해자들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마음의 평안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억울하게 20년 옥살이를 한 윤 모 씨를 향해서는 허리를 굽히며 사죄하기도 했습니다.
[윤 모 씨 / 8차 사건 누명 피해자 : 진실을 말해준 건 고마운 일인데 백 퍼센트는 만족하지 않아요. 솔직히 말해서. 하지만 그분이 양심적으로 얘길 해주니까 마음은 한쪽으론 홀가분하고.]
앞서 재판부는 8차 사건의 진범을 가릴 핵심 증거가 훼손돼 감정이 어려워지자 이춘재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과거 사진만 공개됐던 이춘재의 현재 모습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를 끌었지만, 법원은 이춘재가 재판의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이라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정 내부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취재기자ㅣ김경수
영상편집ㅣ오훤슬기
그래픽ㅣ장세영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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