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난방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고 나무를 연료로 쓰는 화목보일러 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안전관리 문제가 큽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사내용]
"제 뒤로 연통이 보이시죠?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화목보일러인데, 요즘 화목보일러 때문에 지자체마다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현장으로 갑니다."
마을에 들어서자 나무 타는 냄새가 납니다.
100m 떨어진 집까지 연기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강원 홍천군 주민 A]
"여기 이 동네가 다 연기예요. 바람 안 불 때는 쫙 가라앉아서 안개처럼 스며들어. 안 빠져나가. 겨울 되면 창문을 못 열어요."
민원을 제기해봐도 규제할 근거가 없습니다.
온종일 나무를 때는 겨울철엔
이웃 사이에 다툼도 벌어집니다.
[강원 홍천군 주민 B]
"옛날에 기차에서 연기 올라오듯 많이 올라온단 말이야. 그러니까 말이 많지. 안 싸우고 잘 살아야 되는데."
정부는 2007년부터 3년 동안 청정연료라면서 설치 지원금을 주며 화목보일러를 장려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당시 안전관리 규정도 만들어 놓지 않고 슬그머니 발을 뺐습니다.
실제로 화목보일러 연기를 분석해보니,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을 비롯해 유해물질이 다수 검출됐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기름보일러보다 난방 유지비가 싸다는 이유로 지금도 농어촌과 사업장에선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순원 / 충남 서산시]
"이거를 때다가 석유 쓰려니까 본전 생각나서 못 해요. 나무 때면 뜨뜻하게 사는데 석유는 아무래도 그렇게는 못 때잖아."
문제는 가스보일러와 달리 안전검사도 받지 않고 전국에 화목보일러가 몇 개인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점입니다.
[김철웅 기자]
"이 집은 보일러를 집주인이 직접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시골에 사는 어르신들이 보일러를 직접 개조하거나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재 위험이 높은데요. 방문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불씨가 튀면 주택까지 불길이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지난 5월 축구장 150개 면적인 123ha를 태운 강원도 고성 산불을 포함해 최근 10년간 난방기기 화재 중 화목보일러가 가장 많았습니다.
[정희성 / 화재 피해자]
"연통과 지붕이 닿는 부분에서 발화가 시작돼서… 바로 옆에 가스통이나 기름통이나 인화 물질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탔으면 어떻게 됐을까, 굉장히 공포심이 있었죠."
소방대원과 함께 현장 점검을 나가봤습니다.
연통 열기에 지붕이 그을렸습니다.
[배석제 / 서산소방서 팀장]
"위험한 상황이죠. 과열이 돼서 여기까지 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대부분 (보일러실) 외벽에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을 많이 사용하고 있거든요."
[서영순 / 충남 서산시]
"불만 넣고 가니까 못 봤죠. 오늘 보니까 여기가 그슬렸네. 타고 있는 거를 지금 알았다니까.
주변에 인화물질을 치우고, 주기적인 청소가 기본적인 화재 예방법입니다.
스프링클러를 지원해 주기도 하지만,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지덕 / 서산소방서]
"90도가 넘으면 자동으로 열을 감지해서 물이 나오는 헤드예요."
지난해 뒤늦게 사용지침이 마련됐지만 권고 수준에 그칩니다.
"정부는 다른 보일러로 대체를 권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비용문제 때문에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전 규정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규정 신설이 시급해 보입니다."
[email protected]PD : 김남준 김종윤
영상취재 : 장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