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보이스피싱범을 현장에서 검거했는데 검거를 도운 결정적 신고를 한 사람, 다름 아니라 범인을 승객으로 태운 개인택시 기사였습니다.

눈썰미 좋은 이 택시기사를 배유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112 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걸려 온 건 그제 오후 3시쯤.

은행 앞에 보이스피싱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였습니다.

[112 신고 음성]
(보이스피싱 쪽 관련자 같다는 것인가요?)
"지금도 (은행에) 안 들어가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출동한 경찰이 50대 남성을 체포해 순찰차에 태웁니다.

신고전화를 건 사람은 개인택시 기사 이영수 씨.

승객으로 탄 남성이 갑자기 행선지를 바꾸고, 초조한 기색인 걸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영수 / 보이스피싱범 신고 택시기사]
"빨리 가자하고 문자 메시지를 계속 날리고 거의 도착해가는데 목적지를 또 바꿨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까 은행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의심하게 되고."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의 가방에는 현금 1300만 원이 있었습니다.

정부 지원 소상공인 대출금을 받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받은 돈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코로나라 비대면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직접 못 움직이고 사람을 보내겠다고 해요. 그 사람한테 (돈을) 주래요."

검거가 조금만 늦었어도 범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해 버렸을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영수 / 보이스피싱범 신고 택시기사]
"저로 인해서 피해자 한 분이 피해를 덜 입게 되어서 조금 뿌듯한 마음이 있습니다."

붙잡힌 남성은 피싱에 가담한 줄 모르고 돈만 배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택시 기사의 눈썰미 덕분에 찾은 돈을 피해자에게 돌려 줄 예정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참 고마워요, 그 친구. 눈물이 (나네요.) 진짜 고마워요."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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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