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머리 향해 쏴라"…미얀마 경찰의 증언
우편업무 맡던 미얀마 경찰, 시위 현장 투입돼
군부, 시위 규모 늘자 경찰에 발포 명령
파업 권해도 동료들 외면…홀로 반군 지역 도망
두 달 전만 해도 미얀마 남부 경찰서에서 우편업무를 담당했던 뚜예인 씨.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가 벌어지고 항의 시위가 이어지자, 사무직인데도 시위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뚜예인 / 도망친 미얀마 경찰 : 경찰 수가 많지 않아서 저를 포함한 사무직 경찰도 시위대를 진압하게끔 했습니다.]
시위 규모가 날로 커지자 군부는 경찰에 발포를 명령했습니다.
뚜예인 씨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총을 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특히 머리를 겨냥하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뚜예인 / 도망친 미얀마 경찰 :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명령하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말고 머리에 맞게 쏘라는 명령을 들었습니다.]
처음엔 시위대가 경찰 통제선을 넘으면 발포했지만, 나중엔 이런 원칙조차 사라졌습니다.
시위대만 보면 무조건 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겁니다.
[뚜예인 / 도망친 미얀마 경찰 : 사람들이 죽으면 겁을 먹게 되니까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일부러 쏘라고 지시하는 것 같았어요.]
총격에 숨진 사람 4명을 직접 목격했는데, 그중엔 임신부도 있었습니다.
[뚜예인 / 도망친 미얀마 경찰 : 임신부가 머리에 총에 맞고 쓰러져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밤에 잠도 못 자고 울면서 괴로워했습니다.]
동료들에게 총격을 멈추고 다 같이 파업에 나서자고 설득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뚜예인 씨는 결국, 경찰에서 도망쳐 나와 무장반군이 있는 소수민족 지역으로 넘어갔습니다.
[뚜예인 / 도망친 미얀마 경찰 : 동료들에게 함께 파업하자고 권유했지만, 경찰이 파업에 참여하면 징역 13년형이 선고된다고 하며 두려워했습니다.]
몸은 피했지만, 직접 보고 경험한 유혈 진압의 참상과 죄책감은 잊을 수 없습니다.
군부가 물러난다면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진짜 경찰 일을 하고 싶다는 뚜예인 씨.
미얀마의 잔혹한 참상을 알리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유입니다.
[뚜예인 / 도망친 미얀마 경찰 : 동료 경찰들이 현재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서 미얀마 국민 편으로 옮겨달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미얀마 혁명을 완수하자! 완수하자!]
취재기자 : 정현우
촬영기자 : 박진우·왕...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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