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초기부터 방역 모범국으로 부러움을 받았던 대만에서 확진자 수가 치솟고 있습니다.
결국 백신 없이 방역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혜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게 앞에 물건을 사려는 줄이 끝없이 이어졌고, 매대는 텅 비었습니다.
[대만 신베이시 주민]
"쌀과 표백제, 라면이랑 휴지를 샀습니다. 집 바깥으로 못 나갈까봐 걱정돼서요. 세계 종말일 같네요."
지난해 8개월 동안 지역 확진자 '0'명이었던 코로나19 청정국 대만에 감염자가 늘어나자 '물품 사재기'가 이어진 겁니다.
실내 오락실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더니, 지난 15일 이후 줄곧 세자리를 기록하던 확진자 수는 오늘 사상 최대치인 333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진선주 / 대만 거주 교민(대만 한인회 여성회장)]
"(자녀) 수업이 있는데 4시에 데려 가라고 문자오고 웬만한 학교는 중지 상태로 가고. 백신을 예약해서 맞아야 햐는데 지금 5월 말까지 예약이 안되는…."
특히, 1%도 안되는 백신 접종률이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데 외신들은 대만 정부가 화이자 공급사와 계약까지 맺었지만 결국 유통권을 쥔 중국 기업 탓에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고 분석합니다.
[천시중 / 대만 위생부장 (지난 2월)]
"(막판에 계약이 취소된 이유는요?) 누군가 대만이 너무 행복하기를 바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구 몇 배 이상을 확보한 다른 나라와 달리 인구의 70% 분량의 백신만 확보한 대만에서는 현재 보유한 백신이 10만 도스 이하로 떨어져 예약도 중단됐습니다.
또 강력한 방역 효과 속에 많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넘게 방역 모범국으로 주변국의 부러움을 받았던 대만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위보여우(VJ)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