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정치부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볼게요. 손가락 3개, 3%라는 뜻인가요?
오늘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얻은 지지율입니다.
Q. 이준석 후보 대통령감으로 꼽히는 건가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그런 셈인데요.
20%를 넘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5%를 얻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이준석 후보가 3%를 기록했습니다.
Q. 이 후보는 40세 미만이라 이번 대선에 출마할 수는 없지요.
네, 1985년생, 올해 36살이죠.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에도 출마 자격이 안 됩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후보군을 정해 놓고 묻는 객관식 질문이 아니라 생각나는 이름을 대라고 한 주관식이어서 이 후보 이름이 나온겁니다.
Q.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긴 하군요.
네, 30대 지지율만 떼어서 보면 이 후보, 이낙연 전 대표와 같은 5%를 기록했는데요.
한국갤럽은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선두로 통과해 집중 조명됐다"고 분석했습니다.
Q. 그런데 저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건요. 이 후보가 '유승민계'라고 계속 공격을 받았는데 정작 유승민 전 의원 이름은 없어요.
유승민 전 의원을 지지하는 비율은 1% 미만이라 제외됐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습니다.
[유승민 /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 (2018년 6월, 유튜브 '민생TV')]
우리 이준석 후보 같은 친구가 젊은 사람이 국회 와서 정말 부정부패 저지르지 않고 저는 한국의 정치가 이제부터 정말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지율만 보면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청출어람'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에 자신의 이름을 대상에서 빼 달라고 요청할 예정입니다.
Q. 여론이 무섭군요.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받아쓰기?' 무슨 내용일까요?
문 대통령이 오늘 취임 후 두 번째로 국가정보원을 방문했는데요.
국정원에는 '원훈'이라는 게 있습니다. 회사로 치면 '사훈' 같은 건데요.
국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만든 원훈인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의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를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Q.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요?
새로운 원훈은 3년 전 이미 예고가 됐었습니다.
[국가정보원 방문 / 2018년 7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 이것이 바로 국정원의 본령일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3년 전 국정원을 방문했을 때 한 말을 그대로 따온 건데요.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나 "'정치 거리두기'가 최고의 국정원 개혁"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말을 그대로 원훈으로 사용하는 게 '정치 거리두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Q. 국정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국정원은 국가 정보 기관이라 때로는 정권과 거리를 둬야 하죠? 원훈이 정권마다 바뀌는 겁니까?
이번이 5번째 원훈이데요.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 있습니다.
김종필 초대 국정원장이 지은 1대 원훈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은 37년간 쓰였고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2대 원훈인 '정보는 국력이다'가 9년,
이명박 전 대통령 때 만든 3대 원훈이 8년 만에,
박근혜 정부 때 만든 4대 원훈은 5년 만에 교체됐습니다.
Q. 다른 나라는 어때요? 미국 CIA도 이렇게 자주 바꿉니까?
CIA의 공식 모토는 '국가의 일, 정보의 중심'인데요.
1947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입니다.
정권마다 원훈이 바뀐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이제부터'라도 대통령에 따라 원훈이 바뀌는 국정원이 아니길 바랍니다.
Q. "불편하더라도 권력에 대해 진실을 말해야 한다. 정보에 정치는 없다"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올해 청문회에서 한 말입니다. 여랑야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