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초고령사회 치닫는 대한민국
[오프닝: 이준흠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준흠 기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곳입니다. 이 속도라면 2041년엔 전체 국민 셋 중 하나가 노인이고, 2048년엔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든 나라가 될 전망인데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 사회 상황을, 한지이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늙어가는 한국' 인구지진 가시화…초고령사회가 온다 / 한지이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년 전보다 46만 명 증가한 820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6.4%를 차지했습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향후 3~4년 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반면, 15세에서 64세 사이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1.3%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19만 명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도 13만 명 줄었습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 인구는 2000년 10.2명이었는데, 지난해 23.0명으로 두 배 넘게 뛰면서 생산연령인구 4.3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지금 새로 태어나는 인구가 없다보니까 현재 세대,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이 되게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생산가능 인구가 부족하게 됨에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도 약화될 우려가 높습니다."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는 자신의 저서 '인구 미래 공존'에서 우리나라의 25세에서 59세까지의 '일하는 인구'가 앞으로 10년 뒤 315만 명, 부산시 인구만큼 사라질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향후 10년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비할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회 전 분야에 닥칠 변화에 대비할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부산시 인구만큼 줄어들게 되면 생산이 줄 수밖에 없는 것도 있지만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런 일들이 2030년도부터 시작된다…시점을 달리해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자 이것이 공존의 전략이 가미된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이라고…"
인구 고령화는 인구 구조의 문제와 더불어 우리나라 경제와도 직결된 문제입니다. 절박한 문제의식과 강력한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코너:이준흠 기자]
앞서 보신 이런 상황, 영국의 한 인구학자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인구지진', 인구 구조의 대변혁이 한 나라, 나아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자연재해인 지진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노인은 말 그대로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이란 뜻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기준은 있습니다.
바로 65세입니다.
1889년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할 때, 노령연금 수령 나이를 65세로 정했는데요. 1950년대 UN이 이 기준을 받아들이면서 국제 기준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준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각국 복지제도의 근간이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도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며 기초연금이나 장기요양보험 등의 혜택을 '65세 이상'이 받을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노령화 지수 라는 게 있습니다.
15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입니다.
2000년에 35였던 이 지수, 지금은 거의 140에 육박합니다.
수치가 클수록, 미래 생산 인구보다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뜻인데요.
우리 법적 정년 60세, 하지만 평균 퇴직 나이는 49.4세. 최소 73세까지는 일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나마 연금이라도 나오면 다행인데, 이른 퇴직으로, 퇴직 이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수입이 없는 소득절벽 구간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기대 수명은 전 세계에서도 상위권입니다.
하지만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곤궁한 처지 속에서 훨씬 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 노인들의 현실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 책들의 내용이 화제가 됐습니다.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가 아닌, 빈곤과 질병, 고립을 피하지 못하면 누구나 '하류노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 그리고 그런 어려운 현실과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 '폭주노인'이 되어가는, 노인 범죄의 한 단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모습들이 노인 혐오 등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의 경고가 우리에게서도 그대로 재연될까요?
실제 빈곤과 고독 속에서 정서적·경제적으로 고단한 황혼을 겪는 노인 문제,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사라진 지방 군소도시들은 이제 수명마저 다해가고 있습니다. 방준혁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고단한 황혼·지방소멸 위기…고령사회의 경고등 / 방준혁 기자]
좁은 단칸방에서 17년 넘게 혼자 살아온 80살 박금광 할머니.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합쳐 월 60만원 남짓을 손에 쥐고,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족인 두 동생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박 할머니는 집에서 TV를 보는 것이 유일한 소일거리입니다.
"경로당은 안가요. 자식 자랑하고 사위 자랑하고 손자 자랑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런 말 안들으려고 안가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OECD 평균의 3배에 달합니다.
지난 1년간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상당수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데, 좋은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