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탈레반, 시위대에 총격…美 학생·교사 수만 명 격리
[앵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저항하는 시위가 이틀 연속 이어졌습니다. 탈레반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미군 철수와 관련해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나섰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아프간에서 정권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에 저항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현지시간 19일은 아프간의 독립기념일로, 여러 곳에서 시민들이 아프간 국기를 들고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탈레반은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 시위는 이틀 연속 이어졌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시위대가 "국기는 아프간의 정체성"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이 탈레반을 상징하는 흰색 깃발을 찢기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탈레반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는 외신마다 조금씩 다른데, 러시아 언론은 네 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국외 도피 후 대통령 대행을 자칭한 암룰라 살레 부통령은 트위터에 "국기를 든 사람에게 경례해 나라의 존엄을 세우자"고 썼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포용적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향적인 약속을 쏟아냈지만, 곧바로 극단주의 테러 집단의 본색을 드러내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이 '보복은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서방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비공개 유엔 보고서에는, 탈레반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대에 협력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지인들을 찾고 있으며, 이들의 가족까지 위협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탈레반이 처벌을 원하는 아프간인들의 명단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 그 밖의 수사·정보기관 구성원들이 특히 위험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프간 정부 측 인사들과 서방 협력자에게 보복하지 않겠다'는 탈레반의 거듭된 공개 약속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앵커]
불과 며칠 사이 탈레반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이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에는 공식 행사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어떤 자세로 임할지를 밝혔다면서요.
[기자]
탈레반이 20년간 전쟁을 치른 미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공식 행사장에서 미국을 비롯한 어떤 나라에도 적대적이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다른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포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에 동참해 달라고도 요청했습니다. 탈레반이 공항으로 가는 현지인들을 막고 심지어 현지인들에게 총을 쏘고 폭행을 가하면서 출국을 막고 있다는 현지발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탈레반 고위 인사는 아프간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들과 아프간인의 안전한 출국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공항 진입에 성공한 아프간인들은 아프간을 탈출해 피난길에 오르려고 하는데요. 이런 난민들이 이미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요.
[기자]
아프간을 탈출해 피난길에 오른 난민은 200만명에 달한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습니다. 유럽 각국은 국가별 수용인원과 대상을 두고 고심 중입니다. 유럽연합 EU는 우선 아프간 난민들이 유럽까지 위험한 피난길에 오르지 않을 수 있도록 이웃 국가인 이란과 파키스탄을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들었던 2015년 난민 위기가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시에는 난민 보호 기구에 대한 재정 지원이 축소됐고, 이웃 국가 지원이 늦어 위기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EU가 아프간 이웃 국가에 난민을 수용하는 대가로 재정지원을 하는 난민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아프간에서 미국이 대피시킨 인원은 현재까지 7천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19일 지난 14일 이후 7천 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15일 미군을 현지에 투입해 공항 통제권을 확보한 뒤 미 대사관 직원과 시민권자,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 등의 대피 작전을 주도해 왔습니다. 전날 5천 명에서 하루 사이에 2천 명이 늘어난 것이지만, 애초 목표로 삼은 하루 5천~9천 명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속도입니다.
[앵커]
이번 탈레반 정권 장악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을 거론하며 우려 없애기에 나섰다면서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대만, 유럽의 동맹은 미군을 철수한 아프간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국가가 다른 나라의 침략에 노출될 경우 미국은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최근 아프간 사태 이후 미국이 필요에 따라 동맹을 버릴 수도 있다는 항간의 우려를 없애려는 발언이자 아프간과 달리 이들 국가에서는 미군을 철수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한국, 대만, 나토 회원국은 내전 상태에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아프간과 상황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기도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단방위를 뜻하는 상호방위조약 '5조'를 언급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방어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이 나토, 일본과 맺은 상호방위조약 5조에서 규정한 '한 나라가 공격받을 경우 자동으로 개입해 공동 방어한다'는 내용을 언급한 겁니다. 아프간 사태를 지켜보는 동맹국의 복잡한 속내를 바이든 대통령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코로나19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대면수업이 재개됐는데요.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 학교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