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5일(현지시간) 아슈라프 가니 당시 아프간 정부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게 “평화롭게 정권을 넘기겠다”며 항복을 선언했다. 20년간 이어져 온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과의 전쟁의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그간 수조달러를 쏟아부으며 아프간 정부를 지원해온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철군과 함께 사실상 패퇴했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면서 아프간 내 혼란은 가중되기 시작했다. 아프간 내 외국인과 조력자, 탈레반의 보복·박해를 우려한 아프간 현지인 모두 국외로 탈출을 시도했다. 국경 검문소는 탈레반이 장악한 상태였기에 이들은 모두 카불 국제공항으로 몰려들었다.
도심에서 멀지 않아 접근성이 좋은 카불 공항은 금세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프간에서 민주주의 선거로 당선된 최초의 대통령 이름을 딴 ‘하미드 카르자이’ 카불 공항에서는 탈출 여부에 따라 좌절과 희망의 반응이 뒤섞였다.
탈레반의 카불 장악부터 한 달여가 흐른 17일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외신 등에서는 카불 공항에서 벌어진 여러 안타까운 사례들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
가족과 생이별하는 아기, 비행기에 매달린 소년
철제 문밖에서 공항을 통제하고 있는 미군을 향해 아기를 건네는 아프간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은 SNS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이 중 철조망 너머 미군에 건네진 아기가 다행히 가족과 재회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일부 아기들은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려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아프간인과 영국인 사이 태어난 생후 7개월 아기가 여권 발급이 늦어지는 탓에 홀로 아프간에 남겨진 생이별 사례도 영국 BBC를 통해 보도됐다.
&nbs...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8179?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