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2명 숨졌는데…총 쏜 백인 무죄 논란
[앵커]
미국에서는 지난해 8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확산 당시 10대 백인 소년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2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재판에서 이 소년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져 논란입니다.
워싱턴 김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미국에서는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총격을 당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한창이었습니다.
특히 사건이 벌어진 위스콘신 커노샤는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과격 시위로 번지며 긴장감이 고조됐고 백인 자경단을 자처한 10대 청소년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지는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범인은 당시 17살이었던 카일 리튼하우스로,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내 총기 소유 권리와 백인 자경단을 둘러싼 논란으로도 번졌고 피해자 역시 백인이었지만 인종차별 반대 시위 현장에서 백인에 의해 이뤄진 범죄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리튼하우스는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정당방위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자신을 공격하려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쐈다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 자신을 지킨 것입니다. (상대가 당신을 향해 달려들었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총을 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가 난폭한 자경단원이었고 사건 뒤에도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재판 기간 내내 미국 사회도 두 편으로 나뉘었는데, 결국 배심원단은 피고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섯번째 혐의에 대해서도 카일 리튼하우스는 무죄입니다."
리튼하우스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법정 밖에서는 판결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피고인이 흑인이었다면 같은 판결이 나왔겠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이 나라의 형사 사법제도에서 정의를 추구하며 견뎌내야 했던 다른 많은 사건들과 매우 유사합니다. 우리는 법의 평등한 보호를 받을 때까지 멈출 수 없습니다."
조사 결과 리튼하우스는 탄두를 금속으로 코팅해 목표물을 관통할 수있게 특수제작한 탄환 30발과 AR-15 스타일의 반자동소총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 김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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