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송강호란 이름이 불렸을 때 뛸듯이 기뻐해 준 건 박찬욱 감독이죠.
이번엔 서로 다른 작품으로 칸에서 만났지만 그만큼 두 사람은 20년 넘게 배우와 감독으로 호흡을 같이해온 단짝입니다.
먼저 송강호 씨, 2006년 괴물을 시작으로 올해 브로커까지 무려 일곱 번이나 칸 무대를 밟았습니다.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를 한 배우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어서 정윤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실감나는 말더듬이 삼류 조폭 연기.
"내가 현정화 그러면 무조건 현정화야. 내 말에 토토토…."
능청스러운 '백수 가장'부터,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애드립으로 완성된 명대사까지.
"밥은 먹고 다니냐."
송강호는 1996년 스크린 데뷔 후, 코믹함과 진중함을 오가는 연기로 '국민 배우'가 됐습니다.
천만 관객 영화만 네 편으로, 2016년 한국 배우 최초로 주연작 누적 관객 수 1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런 충무로 스타는 칸 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계적 스타로 거듭났습니다.
[송강호 / 영화배우]
"21편의 세계 최고 영화들 속에서 선택 받는 영화가 7편인데. 그 속에 어떤 상을 수상하고 이런 것은 정말 너무 너무 긴장 되는 시상식이었습니다."
송강호는 앞서 여섯 번 칸 무대를 밟았지만, 수상은 자신이 아닌 감독과 동료의 몫이었습니다.
[송강호 / 영화배우(2019년)]
"제가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작품은) 다 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 전통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하지만 올해는 영화 '브로커'를 통해 불운을 털어냈습니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판매하는 브로커를 연기하며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끊임 없는 연기 변신으로 '무궁무진한 다이아몬드 광산'에 비유되는 송강호.
[봉준호 / 영화감독]
"선배님과 있으면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더 과감해 질 수 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 영화감독]
"(송강호에게는) 선과 악, 양쪽이 다 있어서 그것이 신 혹은 대사에 의해서 미묘하게 색이 바뀝니다."
송강호는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영광에도 "변함없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새롭게 전달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윤철입니다.
영상편집 : 이태희
정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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