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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10만 원을 넘던 암호 화폐가 일주일 만에 1원이 됐습니다.
지난 5월 순식간에 수십조 원이 증발해 버린, 이른바 루나 폭락 사태입니다.
폭락 다섯 달 전쯤인 지난해 12월 10일 새벽 5시 44분.
루나 거래 가격은 66달러.
그런데, 루나 가격을 기록하는 회계 장부 격인 '오라클'에는 이보다 7달러 낮은 58달러로 기록돼 있습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개발한 가상 은행인 앵커 프로토콜에서 투자자들은 루나를 담보로 맡기고, 테라라는 또 다른 암호 화폐를 대출받습니다.
담보인 루나의 가치가 낮아지면, 알고리즘은 부실 자산으로 보고 자동으로 청산합니다.
문제는 루나의 장부 가격이 실제 가격보다 낮게 기록되면서 잘못된 강제 청산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강형석 / 전 테라폼랩스 개발자 : 빚을 내고 싶으면 일단 담보가치가 빌리는 금액보다 높아야 하잖아요. 밖에서는 5억짜리인데, 테라폼랩스가 임의로 '너는 1억 원짜리야. 이 빚은 성립하지 않으니까 내가 이 담보를 가져갈게'라는 식으로 청산이 돼버리는 거죠.]
이 같은 사실은 권 대표의 테라폼랩스 측도 인정했습니다.
오류로 잘못 청산된 금액이 3천7백만 달러, 투자자 239명이 피해를 봤다는 게, 공식적인 발표 내용입니다.
우리 돈 460억 원이 시스템 오류로 증발해 버렸지만, 흐지부지 잊혀졌습니다.
[강형석 / 전 테라폼랩스 개발자 : 사람들은 그때는 전문적인 수사를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저 코인 가격이 오르는 데만 관심이 있었지 시스템을 유지하고 보수하고,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을 전혀 안 했거든요.]
권 대표는 거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운영되는 이른바 '탈중앙화'를 표방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같은 시스템 오류가 일회적 사건이었는지, 자주 있었는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김승주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 : 블록체인의 데이터를 기록하기 전에 외부에서 데이터를 읽어와야 될 거 아니에요. 그 읽어오는 과정 중에 관리자가 부정한 짓을 했다거나 그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잘못된 정보를 읽어 오게 되고.]
전무후무한 폭락 사태의 원인이 권 대표가 창조한 알고리즘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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