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외교가 곤경에 처했습니다.
고유가 때문에 직접 사우디로 날아가 자존심까지 굽혔지만 원하는 약속은 끝내 받아낼 수 없었습니다.
복잡한 정세를 요약하면요 사우디에 뒤통수 맞자마자 이란에 협박마저 당했습니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에서 원유 공급 확대에 의미를 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우리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충분한 석유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논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30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추가 생산은 불가능합니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에서 원유 공급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非) OPEC 주요 산유국에는 러시아도 포함돼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공급 위기의 해법을 중동에서 찾으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로 지목하며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이 갈등의 골이 된 모양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이란의 핵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이른바 '중동판 나토' 구축을 구체화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동참을 이끌어 내지 못했습니다.
이란은 도리어 정찰·수송·자폭 공격 등이 가능한 드론 전단을 공개하며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중동 리더십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이 의구심만 남긴 채 빈손으로 중동을 떠났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김지균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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