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주택을 집어삼키고 생명까지 앗아간 횡성 둔내면 산사태.
200m에 달하는 산 경사면이 속살을 훤히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토사물 속 유독 눈에 띄는 잔해물.
바로 부서진 태양광 패널입니다.
산사태 발생 지점 옆으로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3년 전 2만 제곱미터에 가까운 부지에 200여 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습니다.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면 일대 수목을 모두 제거합니다. 당연히 지반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데요. 이 때문에 이번 산사태가 이 태양광 시설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경사가 완만한 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건, 태양광 시설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나무를 뽑아내고 인위적으로 낸 물길이 폭우를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 크다는 겁니다.
[산사태 현장 인근 주민 :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저 정도는 아니에요. 완전히 인재예요. 이게 태양광 시설을 산마다 다 펼쳐 놓으면 어떻게 되는 거에요?]
태양광 시설 반대편으로 가봤습니다.
축대 위 철제 펜스가 쓰러지고, 토사가 흘러내려 위태로운 모습.
[산사태 현장 인근 주민 : 태양광(시설) 때문에 그렇게 무너지고, 돌로 축대를 했는데, 그 축대가 안 무너졌으니 저 정도지, 돌 축대만 무너졌다면 이 밑으로도 아주 싹 밀었지.]
5가구가 고립됐던 횡성지역 또 다른 산사태 현장도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탓도 있지만, 산사태는 나무를 솎아 베는 간벌 작업 때문이라는 것.
자른 나무를 나르기 위해 산 곳곳에 길을 낸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산사태 피해 주민 : 골짜기마다 길을 막 내놨는데, 그게 복구를 하나도 안 하고 길을 내고 나무를 실어가고 그대로 놔둬 버렸단 말이에요. 그게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칼로 자른 듯 산이 떨어져 나간 홍천 산사태 현장도 마찬가지.
산사태 발생 지점에는 고압 송전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결국, 태양광 등 인위적 시설이나 대규모 간벌 작업이 산사태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
특히 산지가 많은 강원지역, 산사태 위험 1·2등급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시설만 50개가 넘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같은 비가 왔는데, 왜 태양광(시설) 있는데 거기서만 산사태가 나고 바로 옆에 있는 산들은 건드리지 않은 데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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