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명절이 더 슬퍼진 곳이 또 있습니다.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이 오늘 엄수됐습니다.
주차장에서 생사가 갈렸던 엄마는 아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고 친구들이 운구를 맡았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조심스레 관을 운구차에 옮깁니다.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희생자 중 가장 어린 15살 김모 군의 마지막 가는 길입니다.
[현장음]
"일동 묵념"
엄마 껌딱지라 불릴 만큼 사이가 각별했던 아들.
전날 입관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엄마는 아들을 배웅하기 위해 다시 나왔습니다.
가족들 부축을 받으면서도 운구차에 실린 관에서 한참 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고, 화장장까지 동행해 아들 곁을 지켰습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 생이별을 한 엄마와 아들, 엄마는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며 아들을 대피시켰고, 아들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이게 두 사람의 마지막 작별 인사가 됐습니다.
나란히 차를 빼러갔다 숨진 60대 부부.
어린 손자가 영정사진을 들고 밖으로 나옵니다.
항상 붙어다니며 금슬을 자랑했고, 지역사회에 활발하게 봉사하던 부부의 갑작스런 변고에 지인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가족]
"거의 같이 아침 점심 저녁에 (지내시고) 상당히 사이가 좋게 지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형으로부터 물려받은 차가 행여 물에 잠길까 지하로 내려갔다 변을 당한 22살 서모 씨.
독도에서 헬기를 타고 다급히 포항으로 온 친형은 동생을 이렇게 영정사진으로 봐야 한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서 씨는 지난 4월 해병대를 전역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해 온 성실한 아들이었습니다.
70대 월남전 파병 용사의 발인도 동료들의 배웅 속에 엄숙하게 진행됐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이혜진
김태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