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막막"…대피소서 추석 맞은 포항 이재민들
[앵커]
태풍 피해로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은 포항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추석을 맞았습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기대했지만, 태산처럼 쌓인 복구 작업에 일상으로 돌아갈 날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포항 남구 대송면.
초대형 태풍 힌남노에 마을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한 75가구, 100여 명의 이재민들은 임시 대피소가 된 복지회관에서 벌써 며칠째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추석 당일 아침 시에서 제공한 음식으로 조촐한 합동 차례상을 마련해 조상에 술을 따라 올립니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이 예를 차릴 경황이 못 됩니다.
"차례는 꿈도 못꾸죠.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아무것도 없는데 옷도 없으니 뭐 다 잠겨버려서 자다가 잠결에 간 상황이라…"
미리 준비해둔 제수용품들이 물에 젖어 못 쓰게 된 걸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언제 또 궂은 날씨가 찾아올지 몰라 서둘러 산더미처럼 쌓인 가재도구들을 치웁니다.
"암담하죠. 답답하고 죽을 만큼 심장이 떨리고 지금…뭐 쓸만한 거는 씻어서 쓰고, 버릴 건 버리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이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어요."
차도 물에 잠겨 이동 수단이 없는 주민들은 제공되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합니다.
그나마 추석 연휴도 잊은 채 복구작업을 돕는 공무원과 군인, 경찰관, 자원봉사자 등이 힘이 됩니다.
포항에선 이번 태풍으로 대송면 지역 외 70여곳에서 1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아직도 300여 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2천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태풍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석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재민들은 하루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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