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하원 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권력 서열 3위의 요직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 하나 뽑는데 투표만 무려 15번이나 치러졌습니다.
치열했던 '14전 15기'의 전말을,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을 넘긴 시각, 미국 하원의장에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선출됐습니다.
의회 개원 첫날인 지난 3일부터 닷새 동안 무려 15번의 투표 끝에 당선된 겁니다.
[케빈 매카시 / 미 신임 하원의장]
"참 쉬웠죠?"
통상 다수당 원내대표가 과반 이상 득표를 해 하원을 이끄는 의장으로 선출되는데, 이번에는 다수당인 공화당 내 20여 명의 강경파들이 반란표를 던졌습니다.
온건파인 매카시 대표가 바이든 행정부를 제대로 공격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원의장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기도 했습니다.
[맷 게이츠 / 미 공화당 하원의원]
"(게이츠 의원?) 도널드 존 트럼프."
매카시 대표가 과반 이상 얻을 때까지 투표는 계속됐고, 막바지에는 매카시 대표가 강경파 의원들을 찾아가 언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유례없이 길어지는 투표에 자신의 순서를 까먹은 의원도 있습니다.
[현장음]
"샌토스 의원? 샌토스 의원?"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의 내분을 구경하겠다며 팝콘까지 들고 등장했습니다.
미국이 하원의장 투표를 10번 넘게 치른 것은 남북전쟁 직전인 1859년 이후 164년 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매카시 대표의 의장 선출을 축하하며 초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혼란 끝에 하원의장이 선출됐지만, 공화당의 분열과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편집 : 차태윤
유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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