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하 8도 날씨에, 취객이 자신의 집 대문 안쪽에서 숨졌습니다.
이런 취객이 있을 경우 경찰 지침엔 '거주지'까지 데려다 주게 돼있습니다.
정확한 거주지의 개념이 어디까지인지 논란인데요.
취객을 데려다 준 경찰관 두명은 일단 입건됐습니다.
김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북구 수유동 인근에서 길가에 술 취한 60대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해 11월 30일.
현장에 출동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남성을 곧바로 순찰차에 태워 자택으로 데려왔습니다.
남성은 이 건물 3층 옥탑방에 살고 있었는데, 경찰은 대문 안 이곳 계단까지만 데려다 준 뒤 철수했습니다
당시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8도였고, 한파경보까지 내려진 상황.
그날 아침 7시 15분쯤 남성은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모 씨 / 목격자]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의식이 없고 쓰러져 있더라고요. 날씨가 엄청 추웠었어요. 얼굴이 노랗더라고. 손 만져보니 손이 얼었어."
데려다 준 경찰관 2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의 주취자 보호조치 지침에 따르면 의식이 없으면 병원으로 데려가고 의식이 있다면 보호자에게 연락하거나 거주지에 데려다 줘야 합니다.
거주지가 집 안인지, 현관까지인지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남성은 홀로 살고 있어 연락이 닿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일선 현장에선 거리두기 해제 이후 폭증한 주취자 신고를 경찰이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오지만, 혹한의 날씨였던 만큼 남성이 계단을 올라가는걸 최소한 확인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변은민
김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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