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계선 지능인'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지능 수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지적 장애인보다 지능지수가 조금 높다는 이유로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김예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37살 박모 씨는 신발끈이 없는 운동화만 신습니다.
신발끈을 잘 못 묶기 때문입니다.
박 씨의 지능지수, IQ는 72점.
지적장애 기준인 70점보다 불과 2점 높습니다.
지적 장애인보다는 지능지수가 높지만 비장애인보단 낮은 경계선 지능인입니다.
뭐 하나 외우는 것도 벅차고 손놀림도 둔해 단순 작업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장애인 지원 대상에선 소외돼 있습니다.
법률적인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신을 장애인으로 인정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박모 씨 / 경계선 지능인]
"섬세한 거, 이렇게 뭘 꽂아야 한다거나 (이게 안 돼요.) 물류센터나 건설 노동 같은 거나 잠깐잠깐 하는 거지."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0~15%는 경계선 지능인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경계선 지능이 의심된다고 분류한 초중고 학생은 지난해 440명,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상당수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따돌림 당하거나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김예나 / 경계선 지능인(중 2)]
"(한숨) 애들이 저를 피한다는 느낌. 뭔가 자기들끼리 어울리니까 서운해요. 저는 많이 부족했죠. 다른 아이들보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서울에만 두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두 곳 정원이 100명에 그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김현수 / 명지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지능지수에 기초해서 장애 판정하는 시스템을 개선해서 종합적인 사회적 능력과 또 인지적 능력을 다 포괄하는 그런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남들보다 조금은 느리고 뒤처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
장애와 비장애의 중간에서 도리어 배려에 소외돼 있는 건 아닌지 대책이 필요합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박찬기
영상편집 : 박혜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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