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미·영 잼버리 '도미노 이탈'…스카우트연맹도 중단 권고
온열환자가 속출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에서 참가국들이 줄줄이 조기 철수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영국 대표단은 물론 미국 대표단도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파행을 넘어 사실상 중단 위기라는 분석인데, 세계스카우트 연맹도 중단을 경고한 상태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사회부 이동훈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어느 나라 대표단이 가장 먼저 조기 퇴소를 결정했죠?
[기자]
네, 우선 가장 많은 인원, 4,500명의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 대표단은 성명을 내고 앞으로 이틀에 걸쳐 야영지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스카우트 측이 당장 떠나는 건 아닙니다.
애초 계획대로 잼버리가 폐막한 다음날인 13일 귀국할 예정인데요.
당장은 오늘부터 이틀간 서울 소재 호텔로 이동해서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영국 스카우트 측은 "한국 당국과 활동프로그램을 협의해 서울에서 잼버리 체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조기 철수를 결정하는 나라들이 더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영국에 이어 미국 대표단도 조기 철수를 결정했는데요.
루 폴슨 미국 보이스카우트 운영위원장은 "날씨 때문에 떠난다"며 "평택 미군기지 내로 돌아가는 것으로 예정돼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우리가 이제까지 겪은 일과 예상되는 날씨, 캠프장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청소년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벨기에 대표단도 조기 철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청소년들이 지낼 곳을 찾고 있는데요.
벨기에 대사관은 인천 소재 대형시설에 대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0시 기준 잼버리 참가 인원이 3만9천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15% 가량이 퇴소를 결정한 셈으로, 연쇄 조기 철수 결정이 이어질 수도 있어 파행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심각해보이는데,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도 새만금 잼버리를 조기 종료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영국 철수 결정 이후 성명을 내고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예정보다 일찍 행사를 종료하고 참가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때까지 지원하는 대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조기 종료 방안을 제시했지만 우리 주최 측에서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주최 측은 추가자원을 투입해 폭염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장하면서 행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표단 회의가 열리는데요.
강행, 중단, 축소 운영과 조기폐막 등 3개 안 중에 하나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서 추가로 퇴소하겠다는 국가가 더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파행 국면에 접어들게 된 원인들을 좀 살펴보죠. 어떤 것들이 문제가 됐습니까.
[기자]
네, 이런 조기 철수 사태는 대회 초반부터 예견됐습니다.
개막일인 지난 1일부터 지난달 내린 장맛비로 대원들이 생활하는 야영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발견됐죠.
그늘이 없는 새만금 야영지는 폭염에 노출됐고, 연일 온열질환자가 나오는가 하면 벌레물림 환자도 발생했고 일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해 이때부터 조기 중단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이 제기한 불량한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문제가 한동안 방치돼 문제를 키우기도 했었죠.
이외에도 대원들이 이용하는 매점의 폭리 논란도 대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죠.
조직위원회가 공식석상에서 '스카우트 정신'을 언급하며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 점도 도움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 정부가 급하게 앞으로 행사를 총괄하기로 했죠. 이것도 짚어보죠.
[기자]
네, 어제죠.
한덕수 국무총리가 새만금 잼버리대회를 중앙정부가 나서서 안전을 관리하고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죠.
이제까진 전라북도가 주도하고 정부가 행정적 지원을 하는 모양새였는데 이제 안 된다는 겁니다.
일단 정부는 예비비 6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행정안전부도 특별교부세 30억원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대원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이에 정부는 에어컨을 가동하는 버스 130대를 야영장에 배치했고 100대가 추가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 전원에 냉수 1인당 1일 5병, 쿨링 마스크, 모자, 자외선 차단제, 아이스팩 및 얼음, 염붐 알약 등 물품을 지원합니다.
의료진도 추가로 배치됐고요.
그리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잼버리 현장을 지키기로 했고요.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내일까지 야영장에서 숙영하면서 범정부 추진단을 이끈다는 계획입니다.
이제까지 나온 문제들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대규모 국제 행사에 각국 대표단들이 속속 조기 퇴소를 결정하면서 잼버리 100년 역사상 최악의 행사라는 오명은 피하기가 힘들어보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사회부 이동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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