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러 청년들에게 "위대한 러시아 후예"…우크라 "유감"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 청년 신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러시아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강력히 반발하자 교황청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5일 실시간 화상 연설로 러시아 청년 신자들을 만났습니다.
교황은 미리 준비한 연설에서 '평화의 장인이 되어 전쟁의 겨울에 화해의 씨앗을 뿌리라'고 격려했습니다.
하지만 연설 말미에 즉석에서 덧붙인 말이 논란이 됐습니다.
교황은 "여러분의 유산을 잊지 말라"며 "여러분은 위대한 러시아의 후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제국의 초대 황제였던 표트르 대제와 마지막 여제 예카테리나 2세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표트르 대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무실에 초상화를 걸어둘 정도로 존경하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6월 표트르 대제 탄생 350주년 기념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과 벌인 북방 전쟁을 언급하면서 "영토를 되찾고 강화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교황의 발언이 알려지자 크렘린궁은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는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교황의 발언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의 선전과 맞닿아 있다고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주교는 "교황의 발언이 큰 고통과 우려를 자아냈다"며 침략국 러시아의 새로운 식민지 야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교황청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이 러시아의 정신적, 문화적 역사의 긍정적 측면을 지키고 증진하도록 격려하고자 했다"고 설명했고,
우크라이나 주재 바티칸 대사관도 교황의 말이 잘못 해석됐다며 제국주의 사상을 장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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