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씁쓸한 최초·최초·최초…추석 앞둔 여의도 자화상

연합뉴스TV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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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씁쓸한 최초·최초·최초…추석 앞둔 여의도 자화상

[앵커]

연휴를 앞둔 여의도, 혼돈의 연속입니다.

극한 대치로 빚어진 '씁쓸'한 소식들만 쏟아지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진 않습니다.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 방현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주 국회에선 '헌정사 최초'의 기록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것도,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것도 처음입니다.

검사가 탄핵심판에 넘겨진 것도 모두 초유의 일입니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75년 헌정사에서 총 8번이 발의됐고, 한덕수 총리가 9번째입니다.

"광범위한 무능과 폭망 사태의 중심에 총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책임한 내각 운영으로 민생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의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치공세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가결시킨다면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총리 해임건의안이 표결까지 가서 가결이 된 건 처음입니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검사에 대한 탄핵안 가결도 첫 사례입니다.

과거에도 BBK 수사 검사 등에 대해 발의됐지만 통과된 적이 없습니다.

이 헌정사 첫 사례들, 모두 168석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의 반발을 누르고 통과시킨 안건입니다.

정치력의 부재와 여야의 양보 없는 대립 속 빚어진 장면들입니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건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이 대표의 친정인 민주당 의원 일부가 이탈해 찬성표를 던지며 근소한 차로 통과됐습니다.

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 주장해 왔지요.

하지만 민주당 당내 갈등이 이번 사안의 진짜 본질 아니냐는 말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친명계 의원들,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힘을 빌어서 대표를 제거하겠다는 이런 차도살인의 본질을 띠고 있다…이건 해당 행위를 넘어서 정치적으로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그런 일을 한 겁니다."

강성 당원들은 가결표 던진 의원 색출에 나섰고, 사퇴한 원내지도부에 불출마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도 가만 있진 않는 상탭니다.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고 이재명 대표와 함께했던 지금 현재의 최고위원들이 아주 직접적 책임들이 있는 거거든요…박광온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하라고 했으면 총사퇴가 되는 게 맞는 거죠."

이런 공개 분열에 '내전',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이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아야 하고, 그 결과가 정치적 명운에 또 한 번 큰 영향을 미칠텐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민주당의 쩍 갈라진 상처가 빠르게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민주당은 곧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꾸릴 예정인데요.

지금 같은 상황에선 강성 인사로 구성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일각에선 이 혼돈의 에너지가 축적돼 어디론가를 향해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앞으로 예정된 정국 쟁점들은 '화약고'에 가깝습니다.

인사청문회를 끝내고 본회의 처리를 남겨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표결.

정국 경색 속에서 '부적격'이라 판단하는 민주당의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 실제 부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하고 그런 가까운 인간관계 때문에 이렇게 임명된 대법원장에 대해서, 영향을 안 끼치겠느냐…"

"저는 철저하게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는 데 저의 마지막 인생을 걸겠습니다."

정말 부결되면, 무려 35년 만의 사례입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퇴임과 맞물려 대법원장 장기 공석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야권이 주도하는 노란봉투법, 그리고 '방송 3법'의 본회의 상정도 예고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절대 수용 불가라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는데, 그럼에도 다수 의석 야당이 어떻게든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통과가 돼도 윤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는 수요일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 연휴 직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격돌이 예상됩니다.

야당이 파상 공세를 펴고 있는데, 임명 강행도 불사할 거 같습니다.

여기에 총선 전 마지막 국정감사,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이자 총선 전초전이라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사생결단'의 싸움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야당의 내홍에 여야의 극한 대치가 앞으로 계속되며 우리 국회의 갈등 수위는 어쩌면 조만간 최고조에 달할지도 모릅니다.

안 그래도 팍팍한 추석 밥상에 정치권이 올해도 별로 좋은 소식을 올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즐거운 한가위 보내십시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PD 김선호
AD 이영은
송고 방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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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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