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서상희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1. 국립대병원을 빅5로 키우겠다는 건데요. 지금 실태를 따져봐야 할거 같아요. 지금 지방 국립대병원 상황이 어떤 건가요?
환자도 의사도 떠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집니다.
부산대병원 사례인데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0명'입니다.
일주일 내내 소아과 야간 진료를 봐 왔는데 의사가 없어서 일주일 중 이틀은 진료를 못 한다고 합니다.
강원에는 소아암 전문의가 단 한명도 없어서 수도권 국립 암센터에서 의사 파견도 논의 중입니다.
한 국립대병원 의료진은 통화에서 "국립대병원 의료진은 환자한테도 무시당하고 같은 동료 의사한테도 무시당하는게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질문 2. 이른바 빅5 병원처럼 키우려고 국립대 병원을 교육부 소관에서 복지부 소관으로 바꾸겠다는 거잖아요. 이게 뭘 의미하는 건가요?
국립대병원이 왜 존재하는지, 그 관점이 달라집니다.
교육부 산하 기관으로 있을 땐 대학과 연계됐다는 특수성 때문에 의사를 키우는 '교육'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복지부로 소관을 옮겨서 지역 필수의료, '진료'를 하는 콘트롤타워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국립대병원들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지역 의료에는 답이 없다는 위기 의식이죠.
질문 3.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국립대 병원이 이런 역할을 못했던 건가요?
규제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단적인 예가 의료 기기입니다.
한 국립대병원에 MRI는 무려 도입한지 19년이나 됐고요.
또 다른 국립대병원에 심혈관기기도 15년이 됐습니다.
장비가 너무 오래 되다보니 시술 중 먹통이 되지 않을까 걱정인데요.
결국 피해를 보는 건 환자겠죠.
이걸 사려면 예산을 교육부에 올려야 하는데 통과도 쉽지 않고, 지원도 적습니다.
지방의료원과 진료시설 장비를 비교해보면 국립대병원의 국고 지원은 25%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민간, 사립대 병원들처럼 '적극적인 기부'도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질문 4. 가장 궁금한 점이 '의대 정원' 이야기인데, 그래서 몇 명을 늘린건지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졌어요.
의대 정원 늘려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데드라인도 있습니다.
당장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하려면, 규모가 올해 안에는 확정해야 합니다.
숫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매년 1천 명씩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도 의협 등과 협의해서 확정한다는 방침인데 과연 어느선까지 합의가 될지는 지켜봐야 겠습니다.
질문 4-2. 그럼 도대체 몇 명을 늘려야 한다는 걸까요? 근거도 명확해야 할 거 같은데.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2.5명으로 OECD 꼴지 수준입니다.
의사협회는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급과잉 우려된다고 주장합니다.
자체 분석을 보면, 2047년에는 한국 의사는 5.87명.
OECD 평균을 넘어선다는 거죠.
하지만, 의협의 예측 외에 다른 연구 결과들을 보면요.
우리나라 인구 최대치로 예상되는 2050년에도 2만2천 명 이상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있습니다.
의사가 없어서 응급실 뺑뻉이를 돌고 소아과 오픈런을 가고, 피부로 느끼는 현실인 거죠.
질문 5. 일부에서는 '숫자'를 먼저 꺼내지 않은 것도 의료계와의 협의, 특히 전공의들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있어요.
지금 이 시점에 정부가 가장 걱정하는 건 전공의, 인턴 레지던트 파업으로 수술실이 멈추는 겁니다.
당장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의대 정원 확대를 꺼냈다가 전공의가 파업한 '학습효과'인데요.
전공의들이 지방에 남아도 교수 자리도 안 나고 봉직의를 해도 당장 소득이 높지 않고 일은 많은 게 현실인데요.
이런 환경 개선을 하겠다 당근책도 일부 꺼냈습니다.
교수 정원 늘리고, 연구년을 보장하는 등 필수의료 전문의가 지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거죠.
숫자 먼저 발표하면 반발이 심하다보니, '필수의료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대통령이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이게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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