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미 국가들의 경제난이 비극을 낳고 있습니다.
고압선을 훔치다 감전돼 숨지고, 주민 보급용 닭고기를 훔치다 체포되기도 합니다.
이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온 몸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 구덩이에서 뛰쳐 나옵니다.
불에 타 너덜너덜해진 반바지 차림의 이 남성, 머리카락은 삐쭉 섰고 피부는 군데군데 심한 화상을 입은 듯 하얗게 벗겨졌습니다.
현지시각 11일 아르헨티나 북동부의 대도시 로사리오의 주택가에서 20대 남성이 자신의 형과 함께 땅 속에 묻힌 고압선을 훔치려다 감전 됐습니다.
거의 몸 전체가 타버린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진 지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경제난이 심각한 남미에선 거리의 전화선과 전기선을 노린 절도 범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구리 같이 값비싼 금속을 노리는 건데,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직접 전선을 끊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락하거나 감전돼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같은 범죄로 정전 사태가 빈번하다보니 현지에서는 오히려 범죄자들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까지 겹친 쿠바에서는 주민 보급용 닭고기 133톤을 훔친 일당 30명이 무더기로 체포됐습니다.
[리고베르토 / 창고 관리자]
"'중간 규모'급 도시 주민들의 한달치 공급량을 훔쳐갔어요."
남미를 덮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편집: 박혜린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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