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걷기 열풍의 시작점이 됐던 제주 올레길이 점점 제모습을 잃고 있습니다.
주변 개발로 건물들이 들어서고 길이 끊기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기 어려워진 건데요, 현장카메라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의 자연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지난해에만 76만 명 넘게 찾은 제주 올레길입니다.
하지만 주변 개발로 원래 모습이 점점 변해가고 있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제주 올레길은 지난 2007년 사단법인 제주올레 설립으로 시작돼 지금은 총 길이 437km, 27개 코스가 됐습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어 고향인 제주의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올레길 20코스,
푸른 들판과 어우러져 있던 길 주변으로 회색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현장음]
"이런 (외진) 데도 카페가 있네요."
올레길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자 주변 땅 소유주들이 개발에 나선 겁니다.
[윤미경 / 올레꾼]
"이렇게 대형 카페들이나 이런 게 외곽에도 막 들어오는 거 보고 요즘에 조금 새삼 놀라고 있어요. 점점 더 대형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
올레길 6코스인데요.
자연 풍경 그대로를 즐길 수 있던 길 주변에는 이렇게 대형 카페가 생겼고 바로 옆에도 다른 공사가 한창입니다.
제주 해안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19코스는 가장 많이 변한 곳 중 하나입니다.
[김찬수 /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소장]
"여기는 바다에서부터 한참 모래밭이었어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경관이 차폐되고 변형이 되고."
땅 주인이 길을 막아 코스가 바뀐 곳도 있습니다.
수풀 사이로 흙을 밟을 수 있던 길이 막혀 카페와 펜션을 가로질러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안은주 / 제주올레 대표]
"(전체 올레길 중에) 사유지가 한 30% 정도 되는데,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어서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들이 있는 거고."
대가 없이 길을 내어준 땅 주인들도 고충은 있습니다.
[김진호 / 올레길 제공 카페 매니저]
"여기가 그냥 올레길 쉼터인 줄 알고 음식물 놓고 쓰레기 그냥 놓고 가시는 그런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그대로의 자연에 잠시 지나가듯 이어지는 길, 올레길을 걷는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 윤순용
영상취재 : 김한익
작가 : 전다정
김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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