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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깔아 몰래 녹음 '불륜 증거' 제출…대법 "증거 안 돼"

연합뉴스TV 202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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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깔아 몰래 녹음 '불륜 증거' 제출…대법 "증거 안 돼"

[앵커]

이혼 소송 재판에서 배우자의 불륜을 입증하려고 몰래 앱을 깔아 녹음한 통화 파일은,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며, 1심과 항소심 법원의 판단을 뒤집은 건데요.

이채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여성 A씨는 전남편의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습니다.

남편과 상간녀의 부정행위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위자료 3천3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겁니다.

재판 과정에서 아내는 남편 휴대전화에 몰래 앱을 깔아 확보한 통화 녹음 파일을 제출했는데, 이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이 쟁점이 됐습니다.

상간녀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상대방 동의 없이 증거를 취득했더라도 증거 능력이 인정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아내 역시 외도를 저질렀지만, 여러 사정을 보더라도 남편의 외도는 혼인 관계 파탄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위자료 1천만 원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항소심 법원도 녹음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에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해 불법 감청으로 녹음된 전기통신 내용은 재판 등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3자인 아내가, 남편과 상간녀 간 통화를 녹음한 행위는 감청에 해당해 그 자체로 위법하다며,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불법 녹음 기준은 대화자가 녹음에 참여했는지, 참여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한데요. 1심에서 판단하지 않았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 대법원에서는 증거를 나눠 도·감청의 방법으로 한 불법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증거들로 전남편의 외도는 인정된다며, 위자료는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채연입니다. ([email protected])

#위자료 #이혼소송 #녹음_증거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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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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