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화문 광장에 100 미터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단 계획, 오늘 서울시가 사실상 철회했습니다. 

발표 직후부터 "지나친 애국주의다" "어울리지 않는다" 비판 여론이 거셌죠. 

결국 오세훈 서울시장이 "태극기만 고집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선 겁니다.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광화문광장에 '100m 태극기 게양대' 설치 계획을 밝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원점 재검토를 결정했습니다.

지난달, 110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 16일 만입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꼭 태극기를 소재로 쓰지 않아도 좋다는 말씀이죠. 다양한 디자인, 어떤 디자인이라도 좋다."

새로 만든 조감도에서는 태극기 논란을 의식한 듯 게양대 하단부를 부각해 설명했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6.25 참전국 22개국의 국기를 맨 위 상단에 표시한 미디어 폴을 (설치하면) 이 나라에서 오신 관광객들의 경우엔 반드시 방문해야 될 필수 코스가 되지 않을까."

대한민국 정체성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필요하다는 기존 원칙은 고수했습니다.

태극기뿐만 아니라 무궁화 같은 국화나 국새 등 국가상징 5가지를 소재로 삼는 방안도 예시로 들었습니다.

태극기 게양대 설치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겁니다. 

[정주현 / 서울 영등포구]
"주변 조형물들과 어울리지 않는데 '왜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사실 실패한 정책이라고…"

[구준호 / 경기 고양시]
"산도 가릴 거고 높은 철(게양대) 때문에 뭔가 삐죽하게 계속 보일 거 아니에요?"

서울시는 다음 달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계획입니다. 

다만, 의견 수렴 결과를 정책에 얼마나 반영할지에 대해선 "퍼센티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까지 설계 공모를 진행해 조형물 크기와 형태 등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강철규 이준희
영상편집 : 김지향


김민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