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머니 걱정 없이 든든한 한 끼가 돼주던 김밥, 요즘 사먹을 데가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 많던 김밥집들은 왜 사라지고 있을까요.
경제카메라 이준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의 식당가입니다.
2년 전만 해도 이 건물 안에는 김밥집이 2개 있었는데요.
하나는 돈가스집으로 바뀌었고, 나머진 보시다시피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30년 넘게 김밥을 팔았지만, 최근 매출이 반토막 나자 도저히 버티지 못 하고 폐업을 결정한 겁니다.
[서인원 / 김밥집 폐업]
"앞으로 (장사를) 몇 년은 더 하려고 했는데, 할수록 돈만 자꾸 까지니까. 마진이 없고 하면 적잔데 왜 하겠어요. (요즘) 김밥집 해서 돈 번다는 사람 없어요."
2020년까지만 해도 연 평균 4%의 성장세를 보이던 김밥집.
하지만 2022년에는 4.6%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빵집이나 카페 같은 외식 가맹점 수가 7% 넘게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됩니다.
먼저, 재료비 압박입니다.
김과 쌀은 물론이고 각종 채소까지,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참 많은데요.
주 재료의 가격이 크게 뛰면서 김밥집 운영 부담이 커진 겁니다.
[전아롱 / 경기 과천시]
"폭염도 있었고, 올 여름에 야채값도 되게 많이 올랐어요. 부담이 (장사한 지) 4개월인데도 되게 많이 느껴지거든요."
김밥을 마는 사람이 고정적으로 필요한 김밥집 특성상 인건비 상승도 운영을 어렵게 합니다.
[백정임 / 서울 중구]
"메뉴가 많다 보니까 더 많이 (일)손이 더 필요로 하죠. 주방장 계시고, 재료 준비, 설거지, 홀 서빙…(직원이) 전부 9명. 인건비 엄청 나죠."
젋은세대를 중심으로 탄수화물 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습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백서희 / 서울 마포구]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몸이 붓는 느낌도 오고 더부룩한 느낌도 있어요. 샐러드가 1만원이면 싼 느낌인데 김밥에 5천 원 쓰는 건 좀 아까워요."
이렇다보니 김밥집도 생존을 위해 적극 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이어트 식단에 맞춰 쌀 대신 계란 지단을 넣어 만든 '키토 김밥'이 대표적입니다.
실제 '키토 김밥'을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3년 만에 가맹점 수가 10배 급증했습니다.
[차동훈 / 키토김밥 프랜차이즈 H사 본부장]
"21년도에 3개 정도 있었는데, 지금 매장은 한 30개 정도 (있고요.)"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던 김밥집이 비용 압박과 식습관의 변화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제카메라 이준성입니다.
연출 : 박희웅 김태희
구성 : 강전호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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