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21세기에 상상하기 어려운 그런 비민주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이재명 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미국 측이 12ㆍ3 계엄 사태 이후 공식적으로 여야 지도부를 만난 건 지난 9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골드버그 대사 만남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국의 계엄 사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대표가 “대사님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이임하게 됐는데, 떠나더라도 한ㆍ미 관계는 굳건하게 잘 발전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자 골드버그 대사는 “말씀하신 것처럼 약간 아쉬움과 슬픔도 가지고 이임하게 됐다”며 “21세기에 상상하기 어려운(hard to fathom) 비민주적 상황이 벌어졌다”고 답했다. 한 참석자는 “골드버그 대사가 리그레트(regretㆍ유감), 새드(sadㆍ슬픔)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대사로서 이례적 표현이나, 워낙 긴박한 상황이니 그 얘길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양당 지도부에게 공통적으로 “현재 한국이 겪고 있는 정치적ㆍ법적 절차를 알고 있다. 정치적ㆍ헌법적 절차가 잘 이뤄질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 주 간 국회의원, 국회의장님께서 민주ㆍ헌법적 절차를 수호하고 한국이 직면한 여러 시급한 현안에 대해 국가적 논의를 주도하면서 핵심적 역할을 해주신 것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국회의사당에 오니 다시 한 번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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