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서는 매년 집단 괴롭힘, 이른바 '이지메'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청소년이 끊이질 않고 있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지메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중생의 사진 한 장을 둘러싸고 일본에서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도쿄 최명신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무용복에 빨간 양산을 받쳐 든 중학교 2학년생 가사이 리마 양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일본 삼대 전통 무용 축제 가운데 하나인 아오모리 현 '구로이시 요사레'에 참가했다 우연히 사진작가에 의해 찍힌 사진입니다.
전국 무용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있을 정도로 촉망받는 무용 소녀였지만 사진 촬영 열흘 뒤 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지메 때문이었습니다.
유서에는 "전국대회에서 다시 우승하고 싶었지만 나갈 수 없어 죄송하다"며 "더는 이지메를 하지 말아 달라"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이 일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구로이시 시가 지역 사진 콘테스트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했다가 이지메 자살 소식을 접하고 갑자기 내정을 취소한 겁니다.
"축제의 사진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딸을 잃고 상심에 잠겼다가 수상 소식에 큰 위로를 받았던 가족은 딸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발끈했습니다.
[리마 양 아버지 : 대단히 명예로운 사진이니 꼭 공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정말 기뻤는데 낭떠러지에서 밀려 떨어진 느낌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수상 취소는 시에 의한 또 다른 이지메"라며 시를 성토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이지메로 자살하는 청소년은 한 해 평균 200명 정도에 달합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사건이 이지메를 대하는 일본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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