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인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임금도 주지 않고 노예처럼 일만 시킨 업주가 또 적발됐습니다.

이번에는 전북 김제인데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는데 왜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걸까요.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적장애 3급인 70살 전 모 할머니.

젊었을 적 남편의 폭력에 못 이겨 도망 다니다 한 식당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먹고 자고 월급 30만 원을 받는 조건이었는데, 13년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손님들이 한푼 두푼 주고 간 돈을 모았지만 그마저도 주인이 가져가고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전 모 할머니 / 피해자 : 30만 원씩 주기로 하고 일했지. 그런데 (가게 주인이) 빌려 간 돈도 못 준다고 했어요.]

임금 대신 구박을 받으며 하루에 12시간씩 일했지만 남은 것은 위암 3기인 병든 몸뿐입니다.

[전 모 할머니 / 피해자 : 말은 못하고 꾹꾹 참았지. 갈 데가 없습니까요. 딴 곳은 나가라는데 그 식당은 있으라고 하니까요.]

업주는 애초에 월급을 주는 조건은 없었고 학대한 적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조 모 씨 / 식당 업주 : 오고 갈 데 없으니까 먹여주고 잠만 재워주고 한 거에요. (할머니가) 밥을 할 줄 알아 국을 만들 줄 알아.]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 충북 충주에서 장애인 노예 노동 사건이 적발된 뒤 장애인 인권 유린 실태 조사에 들어갔지만 적발실적은 거의 없습니다.

[유영종 / 전북 장애인 인권연대 사무국장 :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고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매우 낮은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교육이 부재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노동 착취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규정 강화, 그리고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YTN 백종규[[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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